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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60년 니하오, 슈퍼차이나] <1> 경제적 '지속성장'은 이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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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60년 니하오, 슈퍼차이나] <1> 경제적 '지속성장'은 이뤄질 것인가

입력
2009.09.28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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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일 건국 60주년을 맞는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최근 한 행사에서 "중국이 안고 있는 고난도 과제는 지속적인 성장과 사회안정"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적 경제위기에도 불구,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9%를 기록, 1분기 때 6.1%를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보다 큰 틀에서 보면 2007년 13% 수준이던 GDP 성장률이 지난해 9%로 떨어지면서 성장속도는 점차 느려지고 있다.

앞으로 5년간은 고성장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그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 전망이다. 중국은 지속성장이라는 '고난도 과제'를 과연 어떻게 풀 것인가. 우선 그 동안 일궈온 양적 성장의 한계를 넘어 산업의 질적 도약을 위한 신 성장 동력의 발굴이 시급하다. 중국은 올해 초 '10대 산업조정 및 진흥계획'을 통해 기존 산업의 구조조정과 함께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형기업 육성에 돌입했다.

연구개발(R&D)에의 투자도 중요하다. 중국의 R&D 투자액은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2배를 넘어섰다. 기술과 원자재를 갖춘 해외 기업 인수도 중국의 주요 타깃이다. 중국의 지속성장은 현재의 원가경쟁력 강화와 함께 경쟁력을 보완하는 미래기술의 개발에 달려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년후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이 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제조업 대국'중국이 지속성장을 위해 제조업분야에서 또 한번의'대변신'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이미 210개 공산품의 생산량에서 세계 1위에 올라있다.

지난 30년 고성장을 이끈 노동집약형 제조업의 질적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중국의 관심은 에너지와 바이오기술(BT), 정보기술(IT), 신소재 등 4대 첨단기술 산업에 모아지고 있다. 이미 원자력 기술과 항공우주기술, 고 에너지 물리학, 휴머노이드 제작기술 등은 세계 선진수준이다. 두 차례 유인우주선과 달 탐사위성을 발사했고, 최근 볼리비아 등에 위성장사를 할 만큼 상용화 단계의 기술을 갖고 있다. 톈진(天津)에서 만든 대형 여객기가 에어버스 로고를 달고 하늘을 누비고 있고 2012년에는 상하이(上海)에 세계 최대 핵발전 설비 제조기지가 들어선다.

중국 개혁개방 30년의 노동집약형 고성장을 이끈 주역 3인방은 광둥(廣東)성을 중심으로 한 주장(珠江)삼각주와 상하이를 포함한 화동지역 창장(長江) 삼각주, 그리고 베이징(北京)-톈진(天津)-허베이(河北)성을 잇는 징진지(京津冀) 경제개발구다. 이제 이들은 향후 중국경제의 힘은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첨단 제조업에서 나온다고 판단, 미래 신 성장동력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대변신'과정에서도 선두주자들인 것이다.

중국 광둥(廣東)성 성도인 광저우(廣州)시 동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뻗어있는 중국 개혁ㆍ개방의 전진기지'주장(珠江)삼각주'는'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정도로 노동집약적 수출 산업의 메카였다. 그러나 27일 눈으로 직접 확인한 주장 삼각주는 첨단 신기술인 나노소재와 양자통신, 생명과학 등 고부가가치의 첨단기술 제조업 기지로 바뀌고 있었다. 올해 8월 현재 전체 기업의 40% 이상이 첨단기술 산업으로 이미 대체됐다.

그 변신의 속도와 흐름을 가장 잘 읽을 수 있는 곳이 바로'지식도시(知識城)'이다.

'지식도시'는 광저우에 있는 '과학도시'북 쪽의 뤄강(羅崗)구 지우포(九佛)진에 자리잡고 있다. '과학도시'에는 LG디스플레이의 제10세대 LCD 제조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신해혁명(辛亥革命)이 일어났던 광저우의'지식도시'는 이제'21세기 경제혁명'을 이끌 차세대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둥성은 성장한계 극복을 위해 연구개발(R&D)능력과 국제화 운영경험 등에서 강점을 가진 싱가포르와 최근 손을 잡았다.

'지식도시'는 광둥의 제조능력과 거대한 시장을 싱가포르의 혁신능력ㆍ기술력에 결합시켜 상호 지속 가능한 발전능력을 키우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마련중이다. 이곳에서는 지식혁신센터와 지식산업발전센터, 지적재산권교역센타 등 3곳을 중심으로 지식경제를 기초로 한 12개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홍쳰(洪謙) 광저우시 경제발전국 주임은 "지식도시는 중국의 지식산업을 이끌 첨단 기지"라며 "차세대 국가급 실험실과 해외기업 발전센터 등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후 세계 1위 경제대국의 꿈이 여기서 잉태되고 있는 것이다. 주장 삼각주지역의 국내총생산(GDP)는 이미 아시아의 4마리 용 가운데 싱가포르(1998)와 홍콩(2003), 타이완(2007)을 추월했고 2020년께에는 한국 마저 제칠 것으로 예상된다.

창장삼각주의 핵심기지인 수저우(蘇州) 공업단지에도 혁신과 첨단 기술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올해로 15주년을 맞는 이곳에서는 직접회로(IC)와 정보기술, 소프트웨어, 애니메이션 등 6개 분야에서 세계 첨단산업의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최근에는 의학과 의료기계, 생명공학, 에너지 환경보호기술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상하이 푸동(浦東) 진차오(金橋) 가공단지에 위치한 중국 둥지통제(同濟同捷) 자동차설계회사에서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미래형 자동차 설계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둥지통제는 이미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등의 형태로 일본 닛산, 도요타 등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 장칭차이(張慶才)부사장은 "앞으로 중국의 20년은 혁신과 기술력을 앞세운 소프트웨어의 완성에 좌우된다"며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디자인, 애니메이션, 서비스 분야 등에서의 소프트파워 잠재력은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광저우ㆍ상하이=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 'AT커니 그레이트차이나' 후카사와 회장

"중국은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할 것이다. 중국이 2030년, 늦어도 2050년까지는 세계 1위 경제대국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놀라운 소식이 아니다."

미국 경영전략 컨설팅회사 'AT커니'의 후카사와 마사히코(사진) 그레이트차이나 회장은 27일 상하이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지속적 성장의 가능성을 민간기업들에서 찾았다. 그는 아직은 경영기술이나 리더십이 선진국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10~20년 후에는 세계 500대 기업 중 중국기업이 절반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_향후 중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엔진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중국의 우수한 기초과학기술에 근거한 기술력과 노동 생산성의 향상이 중국의 성장엔진이다. 이미 과학수준은 높고 노동 생산성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중국이 이 모든 것을 갖추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_지속적 성장을 저해하는 장애물은 무엇으로 보는가.

"사회적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인구가 노령화 돼가는 것도 향후 중국이 풀어야 할 숙제다. 자원과 식량, 에너지 부족현상도 고민거리다. 중국의 힘이 막강해질 수록 국제적인 책임감도 그만큼 늘어난다. 이를 대처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십과 국가 리스크 관리 운용능력이 중요하다."

_중국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결국 기업이다. 중국기업들은 어떤 수준인가.

"국영기업들은 이미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으며, 경영능력은 선진국 수준에 가깝다. 반면 민간기업들의 경영능력은 가족적 기업주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단계다. 그러나 중국 기업인들은 천성적으로 '자본주의 성향'이 강하고 교육열이 높아 '세계의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시장에서 세계적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생존전략을 익혀가고 있다. 앞으로 10~20년 후 중국기업들의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것이다."

_중국경제의 굴기(崛起)속에서 한국기업들은 과연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사이에 끼어 샌드위치가 된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그러나 보라. 지금 중국에서 한국기업들은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에서 일본은 물론 다른 선진기업들의 견제를 뚫고 앞서가고 있다. 경쟁은 더 이상 한중일 만의 게임이 아니다. 중국시장에서의 경쟁은 세계 기업들과의 전쟁이다. 자신감을 갖고 한국만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 후카사와 마사히코: 일본 도쿄 히토츠바시대 경제학과ㆍ미국 MIT 경영학석사(MBA)ㆍAT커니재팬 대표ㆍ글로벌 AT커니 이사ㆍ현재 AT커니 그레이트차이나 회장

상하이=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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