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3년 동로마 제국을 무너뜨린 이후 19세기까지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던 무슬림 대제국 오스만투르크의 마지막 황위 계승권자가 26일 터키 이스탄불 오스만 황제들 묘역에 묻혔다.
터키공화국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에 의해 1908년 폐위된 압둘하미드2세의 손자 에르투그롤 오스만(97ㆍ사진)이 이스탄불에서 지난 23일 신부전으로 사망한 후, 26일 장례식이 거행된 술탄아흐멧 모스크(일명 블루 모스크)에 수백명의 무슬림과 왕정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참석자 중 일부는 고인의 조카인 불런트 오스만에게 몰려들어 손등에 키스하며 "왕자님, 우리들이 죄인입니다"라고 흐느꼈다고 CNN이 전했다.
2002년 이슬람교 정당 소속 레셉 타입 에르도간 총리가 집권한 이후 터키에서 오스만 제국에 대한 향수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1922년 다른 왕족들과 함께 영국으로 추방당했던 에르투그롤 오스만은 2차대전 이후 미국으로 이주해 2004년 터키시민권이 회복될 때까지 줄곧 망명자 신세였다.
오스만의 지인들은 그가 몇 개 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던 르네상스적 인물이었다고 회상한다. 한때 칠레와의 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하기도 했지만, 생애 대부분을 미국 뉴욕 맨해튼 빈민가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살았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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