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당 133경기, 총 532경기의 6개월 대장정이 26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그라운드 분위기는 이미 최종 4팀이 벌이는 '포스트시즌 모드'로 접어들었다.
올시즌 프로야구 정규시즌은 양적 성장과 함께 야구장 안팎의 다양한 이야깃거리들로 야구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지금은 야구시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열기를 등에 업고 개막한 올시즌. 매표소 앞 장사진은 익숙한 풍경이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시즌 전 내건 관중 목표는 550만명. 결과는 초과 달성이었다.
590만명에 육박하는 관중이 야구장을 찾아 2년 연속 500만명 돌파는 물론 원년(1982년) 이래 한 시즌 최다관중 신기록이 작성됐다. 국제대회에서 올린 꾸준한 성적으로 야구사랑이 자리를 잡은 데다 막강 티켓파워를 지닌 팀들(KIA, 롯데 등)의 대약진이 만들어낸 흥행 신화였다.
이 사이 여성 관중이 눈에 띄게 늘었고 단지 응원팀 성적만이 아니라 야구 자체를 즐기는 성숙한 문화가 자리잡았다.
12년 만에 포효한 호랑이
해태를 대적할 상대는 없었다. 1983년을 시작으로 1997년까지 9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했다. 올시즌 KIA 경기엔 해태 시절의 영광을 기억하는 올드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2001년 해태에서 바뀐 KIA가 그때 그 시절의 위용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LG에서 이적한 김상현과 전직 메이저리거 최희섭은 나란히 30홈런을 넘어서며 타선에 불을 지폈고, 마운드에선 외국인 2명(로페즈, 구톰슨)이 25승 이상을 합작했다.
이종범 등 고참과 양현종, 나지완 등 신예들의 신구 조화도 돋보였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는 'V10'을 정조준하고 있다.
아듀! 그라운드
김상현(KIA)을 비롯해 조정훈(롯데), 윤성환(삼성) 등 새로운 발견이 줄을 잇는 한편 대선수들은 정든 야구장과 작별을 고했다. 21년을 뛰며 200승과 3,000이닝을 넘기는 등 전인미답 대기록을 차례로 수립한 송진우(전 한화)는 올해를 끝으로 현역 최고령(43세) 수식어를 버렸다.
역시 한화 출신인 정민철도 161승(최다승 2위)을 남기고 은퇴식의 주인공이 됐다. 17년 통산 타율 2할8푼4리 1,342안타를 기록한 장원진(전 두산) 역시 홈팬들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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