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에 한국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될 거라 상상도 못했는데 지금 그렇게 된 것처럼 우리도 경제 개발에 꼭 성공할 겁니다."(안바르 사이도비치 살리흐바예프 우즈베키스탄 외교차관)
#"한국의 경제개발 성공 경험, 특히 산업 다변화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은 우리나라에 적용할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누를란 예르멕바예프 카자흐스탄 외교차관)
#"제주에서 본 훌륭한 관광 개발 모델을 우리의 천산산맥 이식쿨 호수 개발에 도입하고 싶습니다."(에르멕 술탄노비치 이브라이모프 키르기스스탄 외교 차관)
우즈벡, 카자흐, 키르기즈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과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 중심에 위치해 있다. 1991년 구 소련 붕괴 이후 독립했지만 강제 이주된 고려인 30만명이 살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곤 한국과 그 동안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최근 안보, 교통, 물류의 요충지이자 중동 지역을 보완할 에너지, 자원 대체 공급원으로 부상했다.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이 우즈벡, 카자흐를 순방했을 정도로 한국 외교의 핵심 협력 대상이 됐다. 12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한ㆍ중앙아 협력 포럼을 앞두고 중앙아 핵심 3국 외교 차관을 16, 18, 22일 각각 현지에서 만났다.
3국의 공통 관심사는 한국과의 경제 협력 강화였다. 우즈벡은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에 경영권을 위탁, 아시아 유럽을 잇는 물류허브로 개발 중인 나보이 공항 현대화 사업에서 한국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었다.
살리흐바예프 우즈벡 외교차관은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공항 개발과 관련해 한국 기업과 30개의 합의서를 체결했고, 토지세 소득세 사회보장세 등을 감면해줄 계획"이라며 "수르길 가스전, 페르가나 신규 광구 등 현재는 탐사 광구에만 한국이 참여하지만 앞으로 생산 광구 참여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예르멕바예프 카자흐 차관도 "잠빌 해상광구 공동 탐사와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등에서 한국과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며 "에너지는 한국과 카자흐의 우선 협력 대상이고 상호 이익이 되는 분야"라고 평가했다.
이브라이모프 키르기즈 차관은 "겨울철 전력 부족으로 경제 개발에 어려움이 있는데 한국이 소수력 발전소 건설에 동참해주면 좋겠다. 관광산업을 육성 중인 만큼 한ㆍ키르기즈 직항편이 생겼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세 나라는 아랄해 살리기 동참도 부탁했다. 아랄해는 중앙아 5개국을 관통하는 아무다리야, 시르다리야 강물이 흘러 모인 세계 5대 호수지만 최근 물 부족으로 말라가고 있다. 살리흐바예프 차관은 "아랄해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이 환경, 녹색성장, 의료, 수돗물 정수사업 등에서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예르멕바예프 차관도 "중앙아 정상들이 수자원의 합리적 이용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고 현재 아랄해 살리기 국제기구도 운영 중"이라며 "한국 기업에 기대하는 바도 있다"고 밝혔다.
물론 2008년 한국의 중앙아 5개국 수출액은 17억 달러(한국 총수출의 0.4%), 수입은 6억 달러(총수입의 0.14%)로 아직 경제협력 수준은 미미하다. 자원 에너지 외교도 이제 첫 발을 디딘 상태다. 이 때문인지 세 나라 차관들은 공통적으로 "향후 한국과 중앙아의 호혜적인 협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을 강화하자"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우즈벡·카자흐·키르기즈=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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