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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이산가족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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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이산가족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입력
2009.09.28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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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산가족의 추석 상봉이 이뤄진 금강산 면회소는 비극적 분단 현실을 새삼 일깨운 현장이 됐다. 남북관계 경색에 따라 2년 만에 어렵사리 이뤄진 만남인지라 이산가족들의 오랜 원한이 맺힌 재회는 어느 때보다 애절했다. 그 아픔에 더함과 덜함이 있을까마는 특히 최고령 정대춘(95) 할아버지와 국군포로 및 납북어선 동진호 선원 가족의 상봉 장면은 우리 모두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지켜볼 때마다 우리는 이런 비정기적 이벤트 성격이 짙은 상봉 방식을 바꿔야 할 절박한 당위성을 지적해 왔다. 마치 선심이나 쓰듯 1~2년에 한번, 그것도 100명의 이산가족만 선별적으로'잔인한 행운'을 누리게 하는 것은 애초 치켜든 명분인 인도적 배려와도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남북 이산가족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1988년 이후 상봉을 신청한 12만7,000여명 가운데 3분의 1이 이미 세상을 떠나 이제 8만6,000여명 밖에 남지 않았다. 더욱이 이들의 4분의 3이 70대를 훌쩍 넘겼다.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일깨웠듯 매달 4,000~5,000명이 고령으로 이산의 한을 풀지 못한 채

이승을 떠나는 실정이다. 이들의 절절한 원한을 끝내 풀어주지 못한다면 남북 모두 민족과 역사에 씻지 못할 죄를 되풀이 짓는 것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일이 아니다.

북측은 추석 상봉의 대가로 쌀과 비료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정부에서는 인도적 지원을 패키지로 묶어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켰다. 미국도 대북 쌀 지원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이다. 정작 당사자인 우리가 이를 망설일 이유는 없다. 상봉 인원과 횟수를 크게 늘리고, 수시 상봉과 재상봉이 가능하도록 북측을 설득해야 한다. 주변 여건을 유리하게 이끌도록 한층 노력하기를 당부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은 북핵 문제를 비롯한 정치적 현안과 연계하지 않고 추진할 수 있고, 또 그리 해야 하는 민족적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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