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투쟁'이 아닌 '실리'노선을 선택했다.
25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15일 1차 선거에서 1, 2위를 차지한 실리노선의 이경훈(49) 후보와 강성노선의 권오일(43) 후보가 24일 결선투표를 치른 결과, 이 후보가 전체 투표자 4만288명(투표율 89.8%)의 52.56%(2만1,177표)를 득표, 제3대 지부장에 당선됐다. 이 후보는 10월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한다.
이 후보는 중도 실리노선을 추구하는 현장조직 '전진하는 현장노동자회(전현노)'측 후보로 출마, 1994년 이영복 전 노조위원장 당선 이후 15년 만에 강성노선을 꺾었다.
이 후보는 97년 7대 노조위원장 선거에 처음 출마해 내리 6번이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으며, 이중 4번의 1차 선거에서 1위로 2차 결선까지 갔지만 막판 강성 현장노동조직의 세 결집에 밀려 역전패 당한바 있다.
이 후보는 그러나 이번 선거 초반부터 "금속노조를 바꾸지 못하면 현대차 노조도 무너진다"는논리로 금속노조에 비판적인 색깔을 부각시키며 투쟁지향적 노동운동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던 조합원을 적극 공략한 끝에 이변을 연출했다.
민주노총 핵심 사업장이자 금속노조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현대차 노조가 상급단체에 비판적인 실리노선을 선택함으로써 상하 노동단체간 관계 재정립이 불가피해졌다.
이 후보는 올해 주간2교대제 완전타결, 상여금 800%(현 750%) 인상, 정년 연장 등 실리취향의 난제를 10대 선거공약으로 내걸어 향후 노사협상 과정에서 갈등도 예상된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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