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넘나들면서 1,600선부터 시작된 펀드 환매 러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매일 주식형 펀드에서 수백, 수천억원의 뭉칫돈이 빠져 나가고 있다.
펀드 환매나 적금 만기로 마련한 목돈은 정기예금 등으로 운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10~11월 집중적으로 나왔던 고금리 정기예금을 재유치하기 위한 고금리 예금이 쏟아질 것으로 보여 바로 1년제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은 성급하다. 좋은 상품이 나오면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는 상품을 알아봤다.
증권사 CMA는 조건과 최대한도 살펴야
수시입출금식 상품 중 현재 가장 주목 받는 것은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증권사 CMA. 올해 여름 14개 증권사에서 CMA 통장으로 지급결제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일부 증권사들은 4% 후반의 특판 금리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대 금리는 월급 이체와 공과금 자동이체 등의 여러 조건을 충족시켜야 받을 수 있고, 최대 한도도 300만원 정도로 적은 편이라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펀드 환매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의 목돈일 경우 한도를 넘는 금액은 2.5%~3% 미만의 기본금리만 적용 받는다.
일례로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5.1%의 고금리를 내세운 '유진 챔피언 CMA' 상품을 출시했지만 5.1%의 금리를 모두 받으려면 365일 이상 예치해야 하고, 기본금리는 연 2.75%에 불과하다. HMC투자증권의 'CMA H'도 연 4.1%의 우대금리는 예치금 300만원까지만 적용된다. 이에 비해 신한금융투자의 '명품 CMA'는 우대금리가 연 3.1%로 다른 증권사에 비해 낮지만 한도가 2,000만원으로 비교적 큰 편이다.
종금사 CMA, 일부 저축은행 고금리 예금
증권사 대신 종금사 CMA에 가입하면 특별한 한도나 조건 없이 3.2~3.5%의 고금리를 받을 수 있다. 예치기간 1일 기준으로 금호종금과 메리츠종금의 CMA(인터넷 전용 포함 시) 상품은 최고 금리가 연 3.5%이다.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도 된다. 본점 외에 지점이 거의 없어 첫 계좌 개설이 불편하다는 게 단점이다.
한국저축은행 계열인 한국ㆍ진흥ㆍ경기저축은행은 수시입출금식이면서도 연 3.5% 고금리를 지급하는 예금상품이 있다. 직장인을 위한 '무궁화급여통장'이나 1년 단위로 0.3%씩 모교에 기부하는 '모교발전기금예금' 등이 고금리 상품이다. 한도도 3억원으로 매우 높다.
외국계 은행 고금리 통장은 1개월 정기예금처럼
외국계 시중은행은 최근 고금리를 앞세운 수시입출금식 통장을 내놓았다. 한달 이상만 예치하면 4.2% 금리를 준다는 한국씨티은행 '참 똑똑한 A+ 예금'이나 3.5~6.1%의 금리를 준다는 SC제일은행의 '두드림 통장'이 그것. 하지만 이 통장은 31일 이후부터만 높은 이자를 주고 무엇보다 '선입선출' 방식이라는 데 주의해야 한다. 먼저 입금한 돈을 먼저 출금한다는 뜻.
예를 들어 100만원을 입금한 후 20일 후에 다시 100만원을 입금하고 3일 후에 100만원을 출금할 경우 먼저 입금한 100만원을 먼저 인출하는 방식이라 31일째 되는 날 통장에는 아직 100만원의 잔액이 남아 있지만 이자는 안 붙는다. 따라서 외국계 은행 고금리 통장은 수시입출금용으로보다는 한 달짜리 단기 정기예금처럼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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