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들로부터 보고를 받던 자리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와 관련한 소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개최를 선진국 진입의 좋은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우리가 세계 외교의 중심에 설 뿐 아니라, 국격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 경제, 시민의식, 법치 등에서 국격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조치를 세워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귀국하는 특별기내에서는 정상회의 유치에 대해 "총성 없는 전쟁이었다"면서 "보통 긴장한 게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100여년 전인 1907년에 우리는 고종이 헤이그 밀사를 파견했는데 회의장에도 못 들어가고 분사하는 등 나라의 운명도 열강에 맡겨야 했던 변방이었다"면서 "하지만 한일 강제합방 100년이 되는 해에 세계 외교무대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유치 등 방미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28일 5부 요인과 오찬간담회를, 29일 한나라당 최고위원단과 조찬간담회를 갖는다. 청와대는 여야 3당 대표와의 간담회도 추진했으나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거부해 무산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린 피츠버그에서 AP, 로이터 통신, 다우존스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북한을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경우 일본, 한국과 같은 다른 나라들도 자체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하게 돼 핵 확산 문제가 심각해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북한의 대화 재개 움직임과 관련, 이 대통령은 "북한이 다소 다른 의미를 갖고 나오더라도 대화에 나오는 것이 좋다"며 "의도를 확실히 알기 위해서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 경제가 예상을 뛰어넘어 내년에 4%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면서"우리는 상당히 잘해왔으며 올해는 -1%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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