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가 최근 뉴욕 중심가 폭탄테러 음모 혐의로 미국의 대테러 당국에 체포되면서 아프간발 테러의 화염이 미 본토에 상륙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미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25일 뉴스위크 USA투데이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당국은 지난 주말 사제폭탄을 제조, 뉴욕 중심가 대형 건물 또는 지하철을 폭파시키려 한 혐의로 나지블라 자지(24) 등 아프간 출신 이민자 3명을 검거해 알 카에다 또는 탈레반과의 연계여부를 조사 중이다.
콜로라도 덴버공항 셔틀버스 기사로 일하는 나지블라는 지난 7, 8월 과산화수소수, 아세톤 등 사제폭탄 제조에 필요한 재료들을 덴버의 한 화장품 가게에서 대량으로 사들였다.
장기간 이들의 행적을 감시하던 당국은 테러실행이 임박한 시점에 이들을 체포했다. 당국은 나지블라가 지난해 파키스탄으로 들어가 테러단체 운영 기지에서 폭탄제조 기법을 배운 사실도 밝혀냈다.
미 언론들이 나지블라 체포에 새삼 주목하는 것은 그가 미국에서 테러 기도혐의로 체포된 최초의 파슈툰족 아프간인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파키스탄과 아프간 접경을 거점으로 하고 있는 파슈툰족은 그간 자체 독립국가를 추구하는 지역게릴라전을 전개했지만 국제테러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아프간전의 장기화로 파슈툰 출신 난민 수천여명이 서방으로 이주하면서 최근 이들 가운데 국제테러리스트들이 양산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영국 맨체스터 쇼핑센터 폭파음모혐의로 파키스탄 파슈툰출신 10명이 영국경찰에 체포됐으며, 앞서 2007년 9월에는 파슈툰 출신의 덴마크 이민자가 유럽에서 나지블라가 만든 것과 같은 종류의 폭탄으로 테러를 모의하다 적발됐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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