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마음을 바꿔 먹은 걸까.
8월 이후 주가 급등을 이끌어온 외국인이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순매도(1,497억원)로 돌아서자 증시에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펀드 환매사태로 기관의 매도 행진이 계속될 수 없는 상황에서 유일한 버팀목이던 외국이 매수세가 사라질 경우 지수 급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외국인의 매도 전환은 일시적이며, 장기적인 순매수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24, 25일의 순매도는 일부의 차익실현 때문이었을 뿐이며, 상당수 외국인 투자자는 원ㆍ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매수 대기'상태라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지난해 말 주가 저점에서 투자한 외국인의 경우 환차익까지 감안해 달러화로 환산한 주가지수는 2,044포인트에 달한다"며 "최근 주식을 내놓고 있는 외국인은 바로 이들"이라고 말했다.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을 계기로 시작된 장기성 투자자금 유입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김 팀장은 그러나 "10월 중순께 나오는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하고 주가도 탄력을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LIG투자증권도 저금리로 달러를 빌린 뒤 미국 이외의 해외 시장에 투자되는 '달러 캐리 자금'이 갑작스레 환수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외국인 매수세 유입을 낙관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선 이하로 내려온 것을 계기로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FTSE 효과가 소멸된데다가, 환율이 마지노선인 1,200원선 이하로 내려온 만큼 외국인이 차익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전망하고 있으나, 정부의 환율 1,200원선 방어 의지가 강한 만큼 외국인 투자자금의 추가 유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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