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던 와츠 지음ㆍ태경섭 등 옮김/모티브북 발행ㆍ584쪽ㆍ2만7,000원
최근 신종 플루 감염자가 늘어나고 그에 따른 공포심이 크게 확산되는 데서 알 수 있듯 전염병이 발생하면 그 사회에는 커다란 두려움이 함께 퍼진다. 그러나 전염병에 대한 공포에는 그것이 주는 직접적인 피해 말고도 인간의 심리, 사회 풍조 등이 더해지기도 한다.
질병의 역사를 연구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1347년부터 500년 동안 유행했던 페스트를 비롯해 한센병, 천연두, 매독, 콜레라, 황열병, 말라리아 등 인류 사회에서 유행한 질병 7가지를 중점적으로 살핀다. 그 과정에서 인종차별, 국가와 기업의 관계라는 독창적인 관점을 적용하고 특히 서구 제국주의자들의 무분별한 이주와 개발이 전염병의 확산을 부채질했다고 강조한다.
또 제국주의시대 유럽인이 식민지에 한센병 환자 수용소를 짓고 병에 대한 혐오감과 강박증을 심는 등 질병과 관련한 잘못된 관념을 퍼뜨렸다고 주장한다. 반면 제국주의시대의 서구의학은 권력층과 유착, 유럽 상류층의 질병을 고치는 데 매달렸을 뿐 식민지 등의 전염병을 치료하는 것은 등한시했다고 비판한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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