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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 선진화 이끌어갈 500대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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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 선진화 이끌어갈 500대 기업

입력
2009.09.28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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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매 경제월간지 <포춘코리아> 가 서울대 경영연구소와 공동 선정한 '한국 500대 기업'이 어제 발표됐다. 1등 기업은 최근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였다. 이번 평가는 20011년부터 모든 상장기업이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선진 회계기준(연결재무제표)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그 동안 국내에서 실시돼 온 기업실적 조사는 재래식 회계기준인 개별재무제표를 토대로 한 것이다.

개별재무제표는 한 회사만을 대상으로 작성된다. 그러나 삼성 현대차 SK 등 대규모 기업집단의 경우 복잡한 지분관계로 얽혀 있거나 관계사와의 사업거래가 많고, 해외에 자회사를 둔 경우도 많아졌다. 관계사 및 자회사와의 거래가 많은 기업의 경우, 개별재무제표로 영업성과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기존 조사에서는 삼성전자가 일부 은행보다 순위가 밀리는 모순도 발생했다.

연결재무제표를 적용하면 지배회사는 물론 자회사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평가를 주관한 안태식 서울대 경영대학장은 이 자료에 대해 "연결관계에 있는 회사들의 총체적 경영실적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현재 활용되는 개별재무제표보다 훨씬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연결재무제표를 활용한 선진적 기업평가 관행이 정착되면 기업 투명성이 높아지고 각 기업의 국내외 위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더 중요한 것은 국내 기업 간 생산적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기업 선진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이다. 포춘코리아가 선정한 '한국 500대 기업'에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매출 4,000~5,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이 많이 포함돼 있다. 다양한 규모의 기업이 골고루 분포하는 선진국형 기업체계와 달리, 우리 산업구조는 소기업이 너무 많고 대기업 수는 적은 호리병형이다.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려면 우량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포춘코리아의 작업이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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