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니 아키라ㆍ신한균 지음/아우라 발행ㆍ190쪽ㆍ1만6,000원
"대다수 한국인은 우리 조상이 빚은 조선 사발을 막사발이라고 낮춰 부른다. 하지만 조선 장인의 손에서 탄생한 그 그릇을 일본은 명품 찻사발로 인정하고 있다. 조상의 뛰어난 기술로 빚은 사발을 아무렇게나 만들었고 아무렇게나 쓴다는 의미의 막사발이라고 부르는 것은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사기장 신정희씨의 아들로 2대째 전통 사발을 빚고 있는 신한균씨는 사발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특히 일본이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서 가져온 사발을 국보나 중요문화재로 지정해 대우하는 것과 비교하면 안타까움이 더하다.
신씨가 일본 노무라미술관 학예부장이자 일본다도문화학회 회장인 타니 아키라와 함께 <사발, 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는다> 를 쓴 것은 한국 전통 사발의 미적 가치와 역사를 알리기 위해서다. 책은 그래서 한국의 전통 사발과, 일본 및 영국 대영박물관에 있는 사발 가운데 특별히 아름답고 가치를 인정받는 것들을 골라 사진과 함께 집중적으로 소개하면서 그 우수성을 입증한다. 타니 아키라는 명품 조선 사발의 특징으로 민간 가마에서 만들어졌고 식물 기름을 사용했으며 종류가 다양한 점을 꼽았다. 사발,>
신씨는 삼국사기의 기록을 인용해 신라 선덕여왕 시절부터 우리 조상이 차를 마셨으며, 특히 고려 때는 차 마시기가 일반 백성에서부터 왕, 귀족에 이르기까지 일상화해 다반사(茶飯事), 차례(茶禮), 다방(茶房) 등의 말이 생겼다고 설명한다. 조선시대에는 차 마시는 풍속이 줄어들어 임진왜란 이후에는 승려와 일부 재야 유학자 외에는 즐기지 않았다고 한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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