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에 회담 요청 5차례 거절당해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유엔총회와 주요 20개국(G20)) 회담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으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냉대를 받아 체면을 구겼다.
텔레그라프 등 영국 언론들은 24일 브라운 총리가 미국 방문 중 오바마 대통령에게 양자 대화를 다섯 차례나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대신 브라운 총리에게 할애된 시간은 22일 유엔본부 만찬장에서 오바마와 함께'걸으며 환담한' 15분이 고작이었다고 보도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브라운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 장면을 공개, 영국 국민들에게 자신의 국제적 위상을 각인시키려던 의도가 물거품으로 돌아간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신임 총리와는 정상회담을 가졌다.
AFP통신은 24일 "영국 정부가 로커비 폭파범을 석방시킨 것에 대해 미국이 매우 화가 나 있다며 이로 인해 양국에 냉기가 흐르고 있다"는 말로 그 배경을 분석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19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미 팬암 여객기를 폭파해 270명(미국인 180명)을 숨지게 한 리비아 출신 폭파범 압둘 바셋 알 메그라히를 지난 달 석방했다.
브라운 총리의 망신은 이 뿐만이 아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4일 "브라운 총리는 유엔총회에서 애써 프라임타임 연설 시간을 배정받았지만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무려 100분 간의 일장 연설을 하면서 주목을 끌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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