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축포가 군산 밤하늘을 수놓았다. 올시즌 내내 팬들을 울리고 웃긴 KIA 선수들은 너나 없이 부둥켜안은 채 눈물을 흘렸고 마음껏 포효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마음을 졸였던 코칭스태프도, 끝까지 표정관리에 애쓴 구단 직원들도 비로소 환한 미소를 지었다.
KIA가 12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하며 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게 됐다. KIA는 24일 군산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와 홈경기에서 5-0 완승을 거두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KIA는 이날 승리로 80승48패4무를 기록, 경기가 없었던 2위 SK(78승47패6무)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KIA가 25일 광주 히어로즈전에서 패하고 SK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길 경우 승률은 0.602로 동률을 이루지만 두 팀 상대전적(10승7패2무)에서 KIA가 앞서기 때문에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KIA의 선두질주를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은 우승을 자축하는 대포로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1,000여 군산 팬들을 열광시켰다. 김상현과 최희섭은 각각 3회말과 5회말 36호와 32호 2점홈런을 작렬시켰다. 김상현의 36홈런은 지난 2003년 홈런왕 이승엽(56개) 이후 최다홈런. '에이스' 아킬리노 로페즈는 7이닝 무실점으로 14승(5패)을 달성, 윤성환(삼성) 조정훈(롯데)과 함께 다승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유난히 부침이 심했던 올시즌이었기에 KIA 선수들의 벅찬 감격은 더욱 뜨거웠다. 시즌 초반 열세를 면치 못했던 KIA는 주전들이 부상에서 복귀한 5월 이후 본격적인 상위권 순위싸움에 뛰어 들었다.
급기야 지난달 2일 광주 삼성전에서는 4-3으로 승리하며 지난 2002년 9월12일 인천 SK전 이후 무려 2,516일 만에 순위표 가장 윗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파죽의 11연승 행진을 이어간 KIA는 8월 한 달 동안 20승4패(승률 0.833)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하며 우승을 향해 무한질주 했다. 시즌 막판 SK가 파죽의 17연승으로 프로야구 최다연승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이미 정점에 오른 '호랑이 군단'의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잠실에서는 두산이 삼성을 7-5로 눌렀다.
군산=허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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