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00엔숍의 선두주자 다이소가 수입ㆍ판매하는 제품의 3분의1은 우리 중소 생활용품기업 한일맨파워가 도맡고 있다. 다이소는 납품 업체들 대부분이 3년을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나갈 정도로 깐깐한 일본 기업. 하지만 한일맨파워는 20년째 다이소와 끈끈한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00엔짜리 생활소품을 팔아 연간 1억달러가 넘는 수출실적을 쌓는다. 박정부 한일맨파워 회장은 "100엔짜리 상품이지만, 100엔 이상의 가치가 있는 제품들을 계속 개발ㆍ공급하며 신뢰를 쌓았다"고 비결을 말한다.
기계용 부품을 생산하는 대성하이텍은 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일본 바이어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일본인 퇴직기술자를 기술고문으로 영입했다. 어떤 비닐이라도 손쉽게 밀폐ㆍ방수처리 할 수 있는 아이디어상품 '애니락' 개발에 성공, 일본 미국 유럽에 호응을 얻고 있다.
'호두'처럼 단단해 깨뜨리기 어렵다는 일본 시장 공략에 성공한 21개 기업의 성공스토리를 담아 한국무역협회가 23일 <스시보다 맛있는 일본수출 이야기> 를 출간했다. 스시보다>
일본업체를 잇따라 인수합병(M&A)하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일본 진출에 성공한 플라스틱 사출금형업체 재영솔루텍, 일본인의 입맛을 공략한 성게알 수출업체 보성무역과 한국산 막걸리 수입판매업체 이동재팬의 마케팅전략, 공장 하나만한 크기의 쓰레기 처리기를 직접 일본으로 공수해 자신감있게 기술력을 과시한 포스벨 등의 일본시장 개척 스토리가 소개됐다.
무협 관계자는 "일본 시장의 벽이 생각만큼 높지 않은데도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며 "일본시장은 껍질은 단단하지만 그 안에는 영양분이 풍부한 열매가 들어있는 '호두' 같은 시장이므로, 대일 무역수지 적자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꾸준히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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