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이틀 동안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제3차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서는 경기회복에 대비한 출구전략, 금융회사 보너스 규제, 무역불균형 문제 등 세계경제의 현안들이 동시에 테이블에 오른다.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의 영향력이 제한적인 반면 여타 국가들은 저마다 목소리를 키울 것으로 보여 회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점검하면서 금리인상 시기 등 출구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핵심이다. 미 백악관은 "경기부양 기조 유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세계경제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합의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머지 안건들은 각국의 이해관계와 자국 내 사정이 얽혀 결론 예측이 어렵다. 크리스티앙 라가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G20의 아젠다은 같지만, 우선 순위는 각기 다르다"고 회담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AP통신도 "미국은 G20에서 더 이상 큰 소리 칠 수 없으며 각각의 이슈를 놓고 싸워나가야 할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우선 금융회사 보너스 규제 방안에 대해선 미국-유럽간 전선이 형성돼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필두고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금융회사의 인센티브 체계를 뜯어고치는데 동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단기 수익에 따른 보너스 지급으로 금융회사들이 위험이 큰 투자에 몰리고 있는 점을 지적, 장기 및 회사전체 실적을 기준으로 인센티브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투자 위험을 감안해 자본금을 더 많이 확보하도록 하는 '투명성 제고방안'쪽으로 입장을 후퇴시킨 상태다. 올해 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보너스 직접 규제를 제기했지만 월가의 반발로 무산됐다. 때문에"보너스 규제에 진전이 없으면 회의장을 박차고 나올 수도 있다"고 배수진을 친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문제제기가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무역 불균형 문제에서는 미국-중국 간 전선에서 불꽃이 튀길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CNN과 인터뷰에서 "중국, 독일 등 다른 국가들이 온갖 것을 우리에게 팔고, 우리는 아무것도 팔지 못하는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며 무역불균형 문제를 부각시켰다. 미국은 "중국이 소비를 늘리고, 미국은 저축을 늘려야 한다"는 제안을 할 예정인데, 중국은 이를 중국의 수출정책에 대한 공격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이와 함께 미국의 의사에 좌우되는 IMF(국제통화기금)와 세계은행에서 보다 큰 권한을 원하고 있으며, 브라질 등의 나라들도 같은 안건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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