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내년 1인당 세금이 453만원이라는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내년 1인당 세금이 453만원이라는데

입력
2009.09.24 00:40
0 0

내년에 국민 한 사람이 내는 세금(국세+지방세)이 453만원으로, 올해보다 19만원 정도 늘어난다고 한다. 이 중 국세만 따지면 국내총생산(GDP)에서 국민세금의 비중은 경기침체와 감세효과 영향으로 올해 20.5%에서 20.1%로 줄어든다. 언뜻 기분 좋은 수치처럼 보이지만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 기여금을 포함한 실질적 국민부담률은 26.4%로, 올해와 큰 차이가 없다. 정부가 나름대로 애를 썼고 세수의 큰 항목은 기업의 법인세가 충당하지만 중산ㆍ서민층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할 돈도 여전히 많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가 어제 내놓은 세입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세수입은 171조1,000억원으로 올해 전망치보다 3.9%(6조5,000억원)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성장률이 올해 -1% 안팎에서 내년엔 4% 전후의 플러스로 반전한다는 전제에서다. 지방세를 포함한 총 세입은 221조2,000억원으로 증가율은 4.5%다. 개개인의 부담은 늘어나지만 경상 GDP 등 분모가 커져 조세부담률이 감소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구체적 세목을 들여다보면 세수구조는 소득 재분배보다 양극화를 조장하는 쪽이다. 근로소득세는 14조2,000억원으로 올해보다 6.2% 증가하지만 자산계층이 부담하는 종합소득세는 오히려 0.3% 줄어든다.'유리알 지갑'으로 불리는 근로소득자들이 내야 할 1인당 근소세는 올해 167만원에서 176만원으로 증가한다. 정부가 자랑하는 감세효과가 어떤 계층에게 귀속되는지 잘 보여준다.

그나마 부동산거래 활성화로 양도소득세가 기본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20% 이상 늘지만, 법인세는 7,000억원 감소하는 것은 잘 따져봐야 한다. 세제 개편에 따른 감세분(2조2,000억원)보다 작은 세수 감소가 감세의 투자유인 효과 덕분이라고만 말하기 어려워서다. 특히 정부는 재정균형 등을 감안해 2011년 이후의 국세수입 증가율을 9~10%로 추산한 중기전망을 내놓았는데, 필요와 당위만 주장하지 말고 누가 얼마나 왜 부담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