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에 대한 '3각 수사'는 MBC를 겨냥한 것일까.
검찰과 경찰, 국세청 등이 사정기관이 총동원된 SK건설 비리 의혹 수사의 최종 목표는 MBC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PD수첩 사태나 방송법 개정 관련 보도 등에서 보듯 현 정부와 갈등관계에 있는 MBC를 압박하기 위해 SK건설이라는 '우회로'를 택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SK건설에 대한 검ㆍ경의 수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MBC 일산제작센터의 공사 수주 특혜 의혹이다. SK건설은 2001년 경기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의 MBC 일산제작센터 공사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시공권을 따냈다. 문제는 당시 MBC의 수익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제안서를 제출한 C건설을 배제하고, MBC건설사업단이 별다른 이유 없이 1차 심사에서 부적격 대상으로 분류됐던 SK건설을 시공자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재계 및 방송계 안팎에서 "사실상 SK건설이 수의계약 형태로 특혜를 받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당시 MBC 경영진 및 노조가 SK건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SK건설과 MBC 간의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될 경우, 수사의 불똥이 자연스럽게 MBC 쪽으로 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검찰은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 의 '몰카'(몰래카메라) 취재방식에 대해서도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몰카' 취재를 당했던 한 유치원이 <불만제로> 제작진을 고소한 것과 관련, 당초 고소장을 접수받은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는데도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법리검토를 거쳐 다시 수사에 착수했다. 불만제로> 불만제로>
SK건설에 대한 이번 수사의 또 다른 갈래는 개발이익 빼돌리기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이다. SK건설은 부산 남구 용호동에 시공한 오륙도SK뷰 아파트와 관련, 2004년 11월 시행사인 M사와 이면 합의서를 체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면계약에는 'M사는 시행사로서의 실질적인 지위를 SK건설에 양도하고, SK건설은 M사에게 사업비용을 지급한다', 'M사는 대외적으로는 시행자의 지위를 사업 종료 시까지 보유하나, SK건설로부터 파견된 대표이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응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SK건설이 아파트 분양 전에 확정이익을 선지급하는 조건으로 M사를 '바지 시행사'로 내세웠다는 얘기다. 이면계약이 사실일 경우, SK건설은 시공ㆍ시행단계의 개발이익을 실제로는 모두 챙겼으면서도 회계장부에는 시공 이익만 기재하는 수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지방국세청이 SK건설과 M사에 대한 심층 세무조사에 착수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국세청은 이와 별도로 SK그룹 최대주주의 지분변동 상황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우에 따라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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