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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항산화 치료 길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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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항산화 치료 길 열린다

입력
2009.09.2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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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리노 각막 이상증은 눈의 검은자에 흰색 반점이 생겨 시력이 떨어지고 결국 실명하는 유전질환이다. 1988년 이탈리아 아벨리노 지역에서 미국으로 이주해 온 가족에게서 최초로 발견됐다. 이 질환은 진행 속도가 느린 데다 과립형 각막이상증과 증세가 유사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는 5만여명이 이 질환의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이 질환의 핵심 메커니즘이 밝혀져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팀은 "실험을 통해 지나친 산화작용에 의한 각막세포의 손상이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의 증상을 나타나게 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밝혀냈다"며 "항산화 물질을 이용한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인체에는 카탈라아제라는 효소가 있어 세포에 손상을 입히고 몸 속 효소들을 방해하는 과산화물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데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환자들은 카탈라아제라는 효소가 적어 각막세포 내 과산화가 일어나고, 이에 따라 세포 손상이 일반인에 비해 많이 일어난다. 때문에 산화작용을 막거나 감소시킨다면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의 진행을 멈추거나 늦출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기존에는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때문에 시력이 떨어진 환자의 경우 각막 이식을 하거나 레이저로 혼탁을 제거하는데 완전히 치료되지는 않는다. 질환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자외선 등의 외부 자극을 피하는 방법만이 전부다. 이번 실험 결과는 미국 병리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편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환자는 라식ㆍ라섹 수술 후 증상이 악화하므로 수술 전 검사가 필요하다. 이 질환은 100% 유전질환이므로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이 병이 있으면 그 자녀도 발병 가능성이 높다.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진단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안과에서 일상적으로 시행하는 세극동 현미경 검사로 각막 혼탁이나 흰 점을 관찰해 쉽게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숙련된 안과전문의의 정밀 진단이 필요하며, 렌즈의 장기 착용 유무와 생활 환경, 개인차 등으로 인해 발병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DNA 검사라 불리는 분자유전학검사(유전자검사)법이 선보여 일부 병원에서 수술 전 검사를 권하고 있다. 명동밝은세상안과 이인식 원장은 "DNA 검사 비용(10여만원)이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아 환자가 이 검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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