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만 팔리는 옷은 앞으로 일본에서도 팔리지 않을 것이며 한국도 마찬가지다. 결국 국가별 시장이 아닌 세계 시장에 대응하는 브랜드만 살아남을 수 있다."
23일 방한한 야나이 다다시(柳井正ㆍ60)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의 지주회사) 사장이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2020년 세계 1위 의류 브랜드' 목표 달성을 위해 한국에서 공격적인 출점과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은 유니클로에 최대의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우선 아시아의 주요 거점인 한국에서 유니클로를 2012년 내에 100개 점포, 4,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1위 캐주얼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출신인 야나이 사장은 1972년 부친이 경영하던 패스트리테일링의 전신 오고리(小郡) 상사에 입사했다. 1984년 히로시마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중저가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를 전 세계 836개 점포를 거느린 글로벌 체인으로 키워낸 인물로, 올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일본 최고의 부자'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 유니클로는 2005년 9월 론칭 이후 매년 60%씩 매출이 늘고 있다. 2004년 롯데쇼핑과 49(롯데쇼핑)대 51(패스트리테일링)의 지분 비율로 합자회사 에프알엘코리아를 설립하면서 진출했으며 현재 점포수 41개, 매출액 1,200억원(올 8월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로드숍과 롯데백화점뿐 아니라 현대백화점, GS백화점, 이마트 등으로 출점지를 다변화하고 있다. 또 '온라인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고 TV광고를 시작하는 등 마케팅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10월 2일부터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질샌더와의 협업으로 제작한 '플러스 제이'(+J) 컬렉션을 새롭게 선보인다.
야나이 사장은 이랜드가 SPA(제조ㆍ소매 일체화) 브랜드 '스파오' 신설 계획을 밝히는 등 한국 시장 내 '패스트패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오늘을 바꾸고 상식을 바꾸고 세계를 바꿔 나간다'는 우리의 모토처럼 SPA브랜드의 확산은 패션업계가 묵은 관행을 벗어버리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거창하게 들릴지 몰라도 유니클로가 최종적으로는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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