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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세계화를 디자인하라] <9> 육광심 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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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세계화를 디자인하라] <9> 육광심 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 이사장

입력
2009.09.2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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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조리사 배출'은 한식 세계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다. 음식을 만들고 전파하는 주인공인 조리 인력들의 수준 향상과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한 전반적 이해 없이는 한식 세계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정작 스타 조리사 배출을 공론화하는 이들의 대다수가 조리와는 직접 관계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육광심 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 이사장은 조리 인력 육성에 관해 누구보다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조리 인력의 수급이 1980년대 요리학원에서 90년대 대학으로 흡수된 과정에서 그의 역할은 컸다. "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외식 산업이 팽창하면서 전문 조리 인력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어요. 요리학원 강사로 있다가 '이럴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 기관을 만들어 보자'고 시작했던 중앙요리학원이 지금의 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에요."

현재 조리와 호텔 관련 학과를 설치한 대학이 전국에 약 130개 정도 되는데 이곳의 교수 중 요리학원에서 요리를 배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요리학원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미국의 유명 전문 학교인 CIA를 보세요. 이곳도 모두 요리학원에서 시작해서 학위를 인증받을 수 있는 교육 기관으로 커온 곳들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아직도 '조리학교'라는 명칭을 쓸 수 없는 게 현실이에요."

요리학원을 조리학교로 부르는 명칭 개정조차 힘든 상황에서 우수한 조리 인력의 육성을 바라는 건 요원한 일이라는 게 그의 생각. "사회에서는 '조리'를 '문화'가 아닌 단순 기술로 비하하고, 특급호텔들은 한식당을 잇따라 폐쇄하면서 학생들이 전통조리과를 기피하고 있어요. 큰 위기에요."

그는 한국 특급 호텔들의 한식당 폐쇄에 대해 색다른 대안을 제시했다. "한국 호텔들이 한식당을 없애는 이유는 경제성이 보장되지 않아서죠. 이를 인위적으로 유지하기보다는 음식과 서비스, 인테리어가 일정 수준에 오른 한국 레스토랑의 해외 보급이 이뤄져야 합니다."

육 이사장은 더불어 요리 산업을 음식 문화에 서비스와 경험을 곁들인 관광 산업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 한식이 정말 맛있어서 한식당을 찾는 외국인은 흔치 않을 겁니다. 그들은 한국 문화와 경험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죠. 이들이 최종 소비를 한국에서 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일, 그것이 바로 우리의 과제입니다."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 이웅규 교수가 본 육 이사장

육광심 이사장은 한국 요리 학원계의 산 증인이다. 요리학원 강사로 발을 디딘 그는 1987년 수원의 동아요리학원을 거쳐 91년에는 경기 안산시에 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의 전신인 중앙요리학원을 말들었다.

이어 37세이라는 젊은 나이에 한국요리학원협회장을 맡아 척박한 조리 인력 양성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분투했다.

학교를 운영하는 이사장의 신분으로 지금도 칵테일 조주사(造酒士ㆍ바텐더) 특강을 마다하지 않는 그의 최대 꿈은 안산시 대부도 자신의 땅에 호텔외식박물관을 설립하는 것.

그는 늘 "요리를 만들고 서비스하는 우리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눈으로 확인시켜 줄 공간이 절실하고 이를 박물관을 통해 담고자 하는 것"이라는 그의 말에서 조리 인력들 모두의 꿈을 읽는다.

이웅규 세계한식요리경연축제 집행위원장·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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