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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미스 비켜" 골드미스터 납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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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미스 비켜" 골드미스터 납시오~

입력
2009.09.2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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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홀딩스의 총각 대리 문성준(34)씨는 주말이 다가오면 소개팅 거절하기에 바쁘다. 토요일엔 사회인야구단에서 야구를 하거나 골프를 치고, 일요일은 쉬면서 책을 읽는 게 불변의 스케줄이다.

중앙대 학생회장 출신인 문씨는 연소득 5,000만원대에 내년 과장 승진을 앞둔 이른바 '골드미스터'다. 주변에서는 왜 결혼을 않느냐고 성화지만, 외적 조건으로 상대를 평가하는 선이나 소개팅으로 시간을 허비하느니 운동 하고 책 읽는 게 훨씬 낫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문씨는 "딱히 결혼을 안 하겠다는 건 아닌데 사회적 성공과 자기계발, 결혼 중에서 결혼이 후순위로 밀릴 때가 많다. 나이 먹을수록 눈만 높아지고 혼자 사는 데 익숙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혼하지 않은 고소득ㆍ고학력 남성 '골드미스터'가 '골드미스'보다 40%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미스터는 최근 6년 새 6.4배나 급증, 고소득 전문직의 결혼 기피 현상이 주로 여성들의 문제라는 통념을 깼다.

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펴낸 연구보고서 <고학력 전문직 미혼 남녀의 취업구조 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 에 따르면, 대졸ㆍ연소득 4,000만원 이상의 30~45세 미혼 남성이 2001년 6,441명에서 2007년 4만1,293명으로 폭증했다. 같은 조건의 '골드미스'도 2001년 662명에서 2007년 2만9,659명으로 크게 늘었으나, 골드미스터보다는 약 1만2,000명 적었다.

전체 취업자 중 골드싱글족의 비율도 크게 높아졌다. 골드미스터는 2001년 전체 남성 취업자 중 0.04%였으나, 2007년에는 0.26%로 6.5배 증가했다. 여성 취업자 중 골드미스 비율도 같은 기간 0.01%에서 0.21%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골드싱글족은 직업, 지역적으로도 크게 확대됐다. 골드미스터는 2001년 금융직과 의사, 회계 관련직 등 7개 직업에만 있었으나, 2007년에는 문화ㆍ예술ㆍ영상 관련직, 자동 조립라인 및 산업용 로봇 조작원 등 49개 직업에 다양하게 분포했다. 골드미스의 직업도 2001년 주방장 및 조리사, 경영관련 사무직 등 7개에서 2007년 디자인 전문직, 대학교수 및 학교교사 등 30개로 늘었다.

2001년 서울, 경기, 대구, 경북 등 일부 지역에만 나타났던 골드싱글족은 6년 후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 분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전체 취업자 중 수도권 취업자의 비중이 약 50%인 데 반해 골드싱글족의 수도권 비율은 78%나 돼 지역적 편중은 여전히 심했다.

골드싱글족이 급증한 데는 결혼적령기의 연장,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노동의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산업 발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주요 변인은 성별에 따라 다른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상현 고용조사분석센터장은 "골드미스가 결혼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데는 여성의 고학력화로 인한 사회진출 확대 및 지위 향상, 경제력이 가장 큰 영향을 준 반면, 전통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고 고소득 근로자가 많았던 남성 중 골드미스터가 급증한 것은 자유분방한 신세대적 가치관과 개인주의 성향으로 인해 결혼의 필요성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골드싱글족은 유통ㆍ패션ㆍ가전 업계의 마케팅 전략과 맞물려 선망의 대상으로 부상하며 각종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지만, 저출산ㆍ고령화 시대에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 센터장은 "골드싱글족의 규모가 전체 취업자 중 0.3%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우리 사회에 새로운 삶의 방식과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결혼과 함께 삶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 조성과 더불어 출산과 육아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 차원의 다양한 정책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고용정보원이 2001년부터 전국 7만5,000 가구의 만 15세 이상 취업자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산업ㆍ직업별 고용구조 조사(OES) 원자료를 활용해 작성됐다. 소득기준은 매년 소득상승률을 반영, 2007년도 실질가격으로 환산된 기준이 적용됐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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