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재계 "검찰發 특급 태풍 덮치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재계 "검찰發 특급 태풍 덮치나"

입력
2009.09.24 00:49
0 0

3년여 동안 검찰수사를 모르고 지냈던 대기업들이 아연 긴장하고 있다. 검찰이 두산인프라코어와 대한통운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SK건설과 한진그룹에 대한 수사와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기업 수사의 외연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번 수사에 앞서 검찰이 사실상 마지막으로 손을 댔던 대기업은 2006년 현대자동차그룹이었다. 물론 이후에도 KT와 KTF, 효성 등에 대해 간헐적 수사가 이뤄졌으나 KT와 KTF의 경우 참여정부 인사들에 대한 정치자금 제공 및 로비 의혹이 주요 수사대상이었고 효성은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지지부진했다. 지난해부터는 세계적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사정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처럼 숨을 고르던 검찰이 4개 대기업에 대한 동시다발적 수사와 내사를 진행하자 검찰의 상황 인식이 달라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지금까지 알려진 수사 대상은 대기업 본사나 그룹이 아닌 계열사들이다. 대한통운의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대한통운이 받고 있는 혐의는 이 업체가 우리 그룹 계열사로 편입되기 전의 일이어서 그룹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고, 두산그룹도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수사와 그룹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진그룹에 대한 내사는 초기 단계로 아직 구체적인 범죄 단서는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조계와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가 대검 첩보에 따라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추가로 회계자료를 대거 확보했다는 점 등에 주목하고 있다. 수사가 결국 대기업 수사의 종착역인 그룹 본사 수사와 비자금 조성 및 정ㆍ관계 로비 여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동시다발적 기업 수사에 대해 이명박 정부 차원의 기획성 수사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가 유동성 위기를 겪은 기업들의 구조조정 및 자구노력 역시 정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압박용으로 검찰을 동원했다는 분석이다.

검찰 입장에서도 김준규 검찰총장 체제의 차별성 과시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사태로 실추된 신뢰를 만회할 필요가 있어 양수겸장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이 큰 칼을 뽑은 만큼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세간의 이목이 검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