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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세계화를 디자인하라] <8> 전혜경 농식품자원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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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세계화를 디자인하라] <8> 전혜경 농식품자원부 부장

입력
2009.09.2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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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산업체가 한식 세계화를 위한 전진 부대라면 이 '전쟁'에 쓰일 무기를 연구 개발하는 기지 또한 필요하다. 과학적 자료 축적과 연구 개발을 통해 한식 세계화의 미래를 그려 가고 있는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농업과학원의 농식품자원부가 바로 그곳. 불과 3주일 전만 해도 한식세계화연구단으로 불렸던 이 부서를 이끌고 있는 이가 바로 전혜경(사진) 부장이다.

"농식품자원부는 전통한식과 발효이용과 기능성식품과로 구성돼 있어요. 당연히 한식 세계화의 연구 업무는 계속됩니다. 보다 폭넓고 미래 지향적인 업무를 위해 직제가 확대 개편된 겁니다."

그는 한식세계화연구단장으로 있으면 과감한 조직 개편과 인력 수혈을 추진해 왔다. "지금 농식품자원부의 인력은 외부에서 수혈한 '젊은 피'와 농진청의 다른 부서에서 자리를 옮긴 인력, 기존의 연구 인력으로 구성돼 있어요. 전에는 식품영양 전공자들이 주류였는데 이제는 각기 다른 전공의 구성원들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죠."

기존의 연구가 주로 영양학적 측면에서 이뤄지던 한계를 스스로 벗어 던진 셈. "그렇다고 영양학적 관점이 필요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한식 세계화의 큰 답도 어찌 보면 영양학적 측면에서 찾을 수 있으니까요. 영양 부족에서 과영양이 문제가 되는 시대에 영양학적으로 이상적인 한국 식단은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는 실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 가장 낮은 한국 국민들의 비만 인구 비율을 들었다. "서양, 특히 미국인들의 약 3분의 1이 비만 인구인 것에 비교해 보면 쌀밥을 위주로 한 한국 전통 식문화의 우수성을 알 수 있죠."

농식품자원부는 이 연결 고리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한식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을 계량화 수치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연구 기관과 추진 중인 한국 음식에 대한 임상 시험, 균일한 한식의 맛을 위한 휴대용 염도 측정기 개발 등이 바로 그것.

"과연 어떤 음식이 세계화에 걸맞는지 지속적 실험을 통해 과학적 원리를 밝혀 내고 이런 자료를 국민들과 공유함으로써 한식 세계화의 지름길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아울러 그는 우리가 잊기 쉬운 현실에 대한 따끔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한식을 세계인들에게 선보이기 전에 한국인들의 식단이 얼마나 서양화해 있는지를 먼저 되돌아 봐야 합니다."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 이웅규 교수가 본 전 부장은

전혜경 부장과 농촌진흥청은 아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농진청 산하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의 전신인 농촌영양개선연수원의 초대 원장 전승규 박사가 바로 그의 아버지기 때문이다.

학부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대학원에서의 전공을 식품영양학으로 바꿨고 1984년 연구원으로 연수원에 발을 디뎠다. 그 뒤 그는 대한민국 농촌 곳곳을 다니며 농민들의 의·식·주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가 23년 간 겪어 온 한국의 발전상은 역동적이다. 국민들의 적정한 영양 섭취와 식생활 개선을 목표로 했던 연수원은 2008년 한식세계화연구단으로, 이어 지난 9월에는 농식품자원부로 이름을 바꿨다.

여기서 우리는 직제상의 명칭 변경 이상의 징후를 읽는다. 국민들의 끼니를 걱정하던 한국 정부가 이제 한식 세계화를 주창하며 농식품을 21세기 중요 자원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또 다른 희망의 증거다.

세계한식요리경연축제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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