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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문여는 통합 알토대학 뚤라 떼리 총장 "혁신 핀란드 교육 경쟁력의 비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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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문여는 통합 알토대학 뚤라 떼리 총장 "혁신 핀란드 교육 경쟁력의 비결이죠"

입력
2009.09.2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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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교육 경쟁력은 세계 최고다.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교육 역시 다른 나라를 압도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15세 이상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단골 1위 국가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높은 신뢰도로 정평이 나 있는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원)의 대학교육 경쟁력 조사에서도 매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주목하고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는 핀란드 고등교육계임에 틀림없지만, 최근 혁신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헬싱키경제대(HSE), 헬싱키기술대, 헬싱키예술디자인대 등 '잘 나가는' 3개 국립대를 합친 새로운 대학인'알토(Aalto)대'가 내년에 문을 열기 때문이다. 핀란드 교육계는 "평준화 한 핀란드 대학들이 본격적으로 경쟁의 틀 속에 빠져들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알토대에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뚤라 떼리(53) 초대 총장이 한국을 찾았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주관의 글로벌연구대학 포럼 참석을 위해서다.

떼리 총장은 22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통합 알토대 출범은 핀란드 교육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실험이 될 것이며, 동시에 이상적인 미래 대학 모델로 확고히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터뷰= 김진각 교육전문기자ㆍ정책사회부 차장

-경쟁력에서 선두권인 3개 국립대를 굳이 합친 이유가 궁금하다.

"한마디로 혁신이 필요했다. 핀란드는 교육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혁신의 분위기가 가득차 있다. 대학들도 지금처럼 세계적인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혁신이 동반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2005년부터 3개 대학 간 통합 논의를 본격화 했다. 헬싱키예술디자인대 총장이 통합을 먼저 제안한 게 시발점이 됐다.

3개 대학을 합친 것은 경영(헬싱키경제대)과 기술(헬싱키기술대), 디자인(헬싱키예술디자인대)의 결합인 동시에 가장 이상적인 미래 대학 모델이다. 진정한 대학 혁신은 정상권에 있는 대학들이 최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알토대 출범도 그런 맥락이다."

<하버드 비즈니스리류> 는 지난 3월호에서 알토대 출범을 두고 '포괄적인 혁신에 의한 접근'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혁신은 다양한 학문의 교차 노력이 이뤄질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며 핀란드 3개대 통합에 높은 점수를 준 바 있다.

-통합 과정에서 여러 갈등이 빚어졌을 법 하다.

"예상대로 통합이 순탄치 않았다. 반대하는 대학 구성원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통합이 될 경우)정체성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질적인 전공 분야들을 뒤섞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혼란을 걱정한 것이다.

그렇지만 각계 대표와 해외 유명 석학으로 구성된 '통합 알토대 추진위원회'가 전면에 나서 통합의 장점과 혁신의 필요성 등을 내세우면서 구성원들을 끊임없이 설득한게 주효했다. 대학 구성원들이 알토대 출범이 궁극적으론 세계적인 경쟁력을 배가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 4년 이상 걸렸다."

-통합 알토대는 어떤 식으로 운영되나.

"대학 운영을 맡을 별도 재단법인이 발족했다. 총장도 법인 이사회에서 선임했다. 재정은 정부가 지원한 5억 유로와 기업체 등 민간에서 기금으로 내놓은 2억 유로를 포함해 총 7억 유로(1조2,000억원) 규모다. 알토대가 출범 하더라도 신입생 선발은 경영, 기술, 예술디자인 등 각 전공 분야별로 시행할 것이다. 필요에 따라 세부 전공이 생기리라 본다.

등록금도 지금처럼 받지 않을 예정이다. 교수 숫자는 대폭 늘어날 것이며, 세계적으로 우수한 교수들을 지금보다 더욱 많이 초빙해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핀란드 현지에서 알토대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을 텐데.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실제로 알토대는 그런 결과를 거둘 것으로 믿는다. 3개 대학의 특성들을 잘 살려 교육과 연구를 시행한다면 핀란드의 사회, 테크놀로지, 경제, 예술, 디자인, 복지 등 각 분야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알토대가 국가 미래를 주도할 것이라는 뜻이다."

떼리 총장은 알토대 출범이 고등교육의 세계적 추세인 '학문융합의 정착'과'산학협력의 완성'으로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입장도 보였다. 각 분야 최고 전문가인 교수들이 생각을 서로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학문융합에 보다 다가갈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는 의미다.

여러 세부 전공이 포진한 탓에 기업체가 직원들을 보내 재교육을 받게 하는 게 한결 수월해졌고, 재학생 대상의 실무위주 교육 또한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하버드 비즈니스리뷰> 도 "각기 다?분야인 경영과 테크놀로지, 예술디자인 전문가들이 모여 일상적인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핀란드 최고 명문인 헬싱키대 출신인 떼리 총장은 스웨덴 스톡홀롬 왕립기술원(KTH) 부총장을 거친 생명공학 분야 권위자로 4월 임기 5년의 총장에 선임됐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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