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으로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내는 나라라는 통계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더 흥미로운 통계는 언어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유학생 비율이 가장 많은 나라 역시 일본에 이어 한국이 최상위권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생들에게 있어 영어를 잘 배운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과업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현실은 참 안타깝다. 상당한 경제적 투자뿐 아니라 영어를 배우겠다는 목적으로 한국에서의 학업도 포기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1년이라는 짧지 않는 시간적 투자까지 마다 않는 우리 학생들 중 상당수가 영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오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적, 국가적으로 상당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오늘은 성공적인 미국어학연수는 어떻게 가능할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먼저 어학연수의 목적을 확실히 인식하고 그 목적을 분명히 이루겠다는 각오도 분명해야 한다. 미국어학연수를 계획한다며 찾아오는 대학생들에게 제일 먼저 던지는 질문이 있다.
"영어를 배우고 싶은 거니,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거니?" 불행하게도 이 질문에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것이 진짜 목적입니다."라고 또렷하게 답하는 학생들이 그리 많지 않다. 이것이 그 많은 투자를 하고도 영어를 충분히 배우지 못하고 오는 학생들이 그리도 많은 주된 이유일 것 이다.
둘째로, 영어능력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준비성이 있어야 한다. 첫 질문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다음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지금은 영어공부 어떻게 하고 있지?" 이 질문에 "미국 가서 열심히 하려고요."라고 대답하는 학생들이 예상 외로 많다. 이런 학생들을 볼 때마다 꿀밤을 한 대씩 쥐어박고 싶다.
한국에서도 열심히 준비하지 않는 학생들이 미국에서 잘 하리라 예상하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다. 영어를 잘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지금부터, 아니 한참 전부터 꾸준히 영어공부를 하고 있어야 한다.
셋째로, 영어를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선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가지 중요한 질문이 있다. "얼마나 오래 영어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인가?" "얼마나 깊이 영어에 '몰입'될 수 있는 환경인가?" "어떤 영어에 접하게 될까?" 미국식 표현에 "24/7('Twenty four seven'이라고 읽는다)"이라는 표현이 있다.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즉 "항상" 이라는 표현이다. 만약 한국 사람이 거의 없는 프로그램으로 가서 24/7 영어로만 공부하고 생활하고 생각하고 꿈꿀 수 있다면 100% 노출에 100% 몰입이 된다. 이런 환경이 가장 좋은 환경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100% 노출과 몰입이 되더라도 사용되는 영어가 지식과 교양을 겸비해야 하는 대학생들에게 걸맞은 영어가 아니라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환경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겠지만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학교 웹사이트를 뒤지다 보면 그렇게 어려운 작업도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얼마나 오랜 기간 언어연수를 하는 것이 좋을지 미리 결정해야 한다. 대부분의 미국영어연수 프로그램이 1년짜리이고 따라서 우리 학생들도 영어연수로 1년을 계획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1년 동안 그러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해서 원하는 영어능력을 얻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큰 투자를 해 미국까지 건너가 영어를 배운 대학생이라면 적어도 약간의 교양과목과 약간의 전공과목을 청강하면서 학업적인 영어를 실질적으로 경험해 보는 것이 마땅하다.
정리하는 의미에서 가장 바람직한 미국어학연수를 구상해보면 이렇다. 우선 분명한 목적의식과 각오로 무장하고 미리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에서도 열심히 영어공부에 정진해 보통 5단계로 꾸며진 어학 프로그램에서 3단계 정도의 실력을 쌓는다.
24/7 영어에 100% 노출되고 몰입할 수 있는 학교로 입학한 후 어느 정도 영어가 익숙해질 무렵부터 서너 개 정도의 관심과목을 청강하며 공부하는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다.
날로 국제화되는 세상에 살면서 한국 대학생들에게 영어는 성공의 필수조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것이 미국영어연수가 그렇게도 성황인 이유일 게다. 이왕이면 미국으로 영어를 배우러 가는 우리 대학생들 모두 영어를 정말 잘 하는 사람이 되어 돌아오길 바란다.
한미교육연맹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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