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넘어서면서 투자의 화두(話頭)가 바뀌고 있다. 연초 이후 이 달 중순까지의 지수 상승은 '회복'이라는 단어만으로 설명이 됐지만, '잃어버린 1년'을 되찾은 만큼 이제부터는 새로운 이슈가 증시를 움직일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주요 증권사와 전문가들은 ▦일본 엔화 강세 ▦중국의 내수 부양책 ▦금리 인상(혹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을 새로운 이슈로 꼽고 있다.
엔고 현상
삼성증권은 ▦일본의 정권교체 ▦글로벌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원화 대비 엔화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며, 이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미 경험으로 확인이 된 부분이지만, 엔고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한국기업과 라이벌 관계인 일본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이런 논리로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삼성전기 등 5개 종목을 '엔고 수혜주'로 꼽았다. 특히 부품주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현대모비스 같은 자동차 부품주는 획기적인 품질 개선으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대덕전자 등 IT분야의 부품업체 역시 일본 업체들이 엔고로 고전하는 사이 해외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수부양책
대부분 증권사들은 중국 정부의 내수부양 정책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과열 조짐에도 불구, 지급준비율이나 금리를 갑작스럽게 인상하는 충격요법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삼성증권은 "중국 정부가 발표한 소비 진작책 가운데 실제로 집행된 부분은 20% 수준"이라며 자동차와 가전제품 소비를 장려하는 기존 정책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내수경기가 꺼지지 않는다면 수혜 종목은 뭘까. 당연히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굳힌 업체가 그 대상인데, 증시에서는 LG전자 LG화학 오리온 성우하이텍 네오위즈게임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네오위즈게임즈는 '크로스파이어' 'FIFA2'의 성공적인 중국 진출로 3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상(원ㆍ달러 환율 하락)
일반적으로 주가는 금리와 상극 관계이지만, 증시가 상승국면인 만큼 역발상 접근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금리가 올랐다'는 결과보다는 '경기가 회복됐으니 올렸다'고 생각하라는 얘기다. 이 경우 수혜 업종으로는 소비와 직결된 유통과 건설주가 꼽힌다. 또 금리 상승기에 수익이 커지는 금융주, 환율 하락과 관련해 수혜가 기대되는 항공ㆍ여행주의 투자 매력도 높아진다.
실제로 HMC투자증권은 최근 내놓은 분석자료에서 "원화 강세를 예상한다면 은행주, 특히 하나금융지주(목표주가 4만6,000원)를 사야 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키코(KIKO) 손실의 직격탄을 맞은 만큼, 환율이 하락하면 당시 쌓아 둔 충당금을 대거 환입(환율 50원 하락할 때마다 700억원)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삼성증권은 하나금융지주와 함께 현대해상과 현대백화점, 대한항공, 한샘 등을 경기회복 수혜주로 꼽았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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