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공식 회고록인 <성공과 좌절> 이 21일 출간됐다. 성공과>
회고록엔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원고지 90장 분량의 미완성 원고와 비공개 인터넷 카페에 올렸던 글, 비공개 인터뷰 내용이 담겼다.
'이제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란 제목의 제1부에 담긴 미완성 원고는 노 전 대통령이 생의 마지막까지 쓴 글이다. 이 원고는 서거 3일 전인 5월20일 오후5시5분 최종 수정이 된 채 봉하마을 사저 컴퓨터에 저장돼 있었다. 원고는 '지난 이야기를 쓴다' '왜 실패했을까' '아직도 답을 찾고 있는 과제들' '인생이란 무엇인가' 등 9개의 목차로 대강의 구성이 짜인 상태였다.
서언격인 1장에서 노 전 대통령은 "정치를 하면서 이루고자 했던 나의 목표는 분명히 좌절이었다"고 적었다. 여기에는 "퇴임 후 시민으로 성공하여 만회하고 싶었으나, 이제 부끄러운 사람이 되고 말았다"는 진한 회한이 배어 있다. 그럼에도 '실패의 이야기'가 주된 기조인 회고록을 쓴 것은 후대에게 반면교사가 되고자 함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몽땅 덮어씌우려는 태도도 옳은 것은 아니지만 노무현을 과감하게 버리지 못하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다른 사람의 실패가 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절반의 성공도 하지 못했다"고 자평한 노 전 대통령은 그 원인을 찾는 사유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메모 중에는 "개인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준비된 조직적 세력도 없이 정권을 잡았고, 우리 사회가 미처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개혁을 하려고 한 것이 무리였을 것"이라고 적은 대목도 있다.
'노무현의 오류', '환경적 요인'도 담담하게 기술돼 있다. 그는 "정치적 성공이 아니라 정치 자체와 싸움을 벌인 것이 무리한 목표였다"고 자문해보기도 했다.
그는 박연차 수사 당시 아들 건호씨가 언론의 취재경쟁 속에 검찰에 출두하는 장면을 TV로 시청한 경험을 소개하면서 "남의 일이 아니고 내가 당해보니 참 아프다"며 "카메라는 흉기가 된다"는 소감을 적었다.
퇴임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가진 비공개 인터뷰에선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제 정치인생은 김 전 대통령과의 투쟁이었다"며 "그는 1987년 이전까지의 정치적 업적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못지않지만 3당 합당으로 모든 것을 망쳐놓았다"고 평가했다.
또 이해찬ㆍ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전 장관에 대해선 "세 분 다 훌륭한 재목"이라며 "그 사람들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 것에 대해 항상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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