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변화를 찾기 힘든 중성적인 매력의 '얼짱 골퍼' 최나연(22). 최나연은 생애 첫 LPGA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에야 비로소 "그 동안 마음 고생이 심해 혼자서 많이 울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21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자신의 첫 우승을 거머쥔 최나연은 "이렇게 우승이 어려운지 몰랐다. 이번 우승으로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어 너무 기쁘다. 가장 큰 산을 하나 넘은 것 같다"며 벅찬 감정을 털어놨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았던 지난 세월을 회상하며 '저주'라는 단어를 내뱉었고, "그 동안 우승을 못해서 너무 속상해 미국에 온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반 한 때 7타 차까지 앞섰던 최나연은 후반 들어 연속 보기를 범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최나연은 "초반에는 리더보드를 보면서 경기했다. 전반에 경기가 잘 풀렸는데 너무 우승을 의식하면서 긴장이 된 것 같다. 11번홀에서 보기를 한 뒤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새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명 캐디 폴 푸스코에 대해 "우승 경험이 있는 캐디가 필요했다. 푸스코가 고비 때마다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또 최나연은 자신과 함께 무승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었던 김송희에게도 "비슷한 나이에서 우승 못한 선수가 나하고 송희였다. 내가 우승 못한 저주를 풀었느니 다음에는 네 차례라고 말해 줬다"고 말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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