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요금이 비싸다는 지적에 따라 이동통신업체들이 새로 마련하는 할인 요금제가 기대와 달리 요금 인하효과가 거의 없을 전망이다.
20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등 이통사들은 휴대폰 보조금을 주지 않는 대신 이용료를 할인해 주는 요금제를 이달 중 내놓기 위해 준비중이다. 그러나 신규 요금제의 할인폭이 당초 기대와 달리 크지 않아 효용성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이유는 휴대폰 보조금 구조를 그대로 요금 할인으로 바꾸면 제외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휴대폰 보조금은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 유통점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이 섞여 있다. 실제로 이통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은 40%선에 못미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50만원의 휴대폰 보조금을 지급받으면 이통사에서 주는 보조금은 보통 20만원 선이다.
따라서 이통사들은 휴대폰 보조금 대신 요금 할인을 적용할 경우 휴대폰 제조사와 유통점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은 제외하고 이통사 몫만 기본료에서 할인해 줄 예정이다. 이 경우 24~36개월 약정으로 가입하면 매달 할인 받는 요금은 월 5,000~8,000원 선에 그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이용자들은 매달 소액 할인보다 보조금을 받고 수십 만원대 휴대폰을 공짜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통사들도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어서 할인 요금제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휴대폰 보조금 대신 이용료를 할인해 주는 요금제는 이용자들이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용자들은 보조금을 받고 좋은 휴대폰을 쓰고 싶어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제조사들도 할인 요금제의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에 각 제조사별로 50만~60만원대 신형 휴대폰이 집중 출시되면 이용자들이 할인 요금제보다 보조금 지급을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LG전자 관계자는"휴대폰 교체를 원하는 사람들은 비싸도 구입하기 때문에 할인 요금제보다는 보조금 지급을 선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대폰 보조금을 요금 할인으로 유도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도 같은 이유로 고심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통사들이 휴대폰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면서 요금 할인 여력이 없다고 보고, 보조금 대신 할인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