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국측에 6자회담 복귀를 시사함으로써 중국의'역할론'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이다.
중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건으로 판단, 이번 북한의 변화를 이미 예정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결자해지(結者解之)'차원이라는 것이다. 2005년 7월 북한이 베이징에서 미국과 양자회담을 가진 뒤 6자회담에 복귀했던 것이나 2007년 1월 베를린에서 북미 양자회담을 갖고 6자회담에 돌아온 것에 비추어 양상은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중국은 미국이 북한과의 양자대화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을 당시 이미 북한에 특사를 보내 6자회담으로의 복귀의사를 이끌어 낼 시점을 저울질 해왔다. 최근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중국은 특사파견 문제를 미측과 긴밀히 논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특사인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방북은 당초 14일 이뤄질 예정이었다.
방북이 16일로 늦춰진 것은 북한측이 6자회담 복귀여부에 대한 최종결정을 내리는데 좀 더 시간을 주기 위한 배려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 북한을 6자회담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중국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게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역할론은 중국 언론의 보도태도에서도 거듭 부각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18일 회담 뒤 면담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하지 않았으나 중국측은 신화통신을 통해 김 위원장의 6자회담 복귀용의를 신속히 전했다.
북한에 대해 중국이 행사하는 역할의 비중을 국제사회에 충분히 알리고 이를 통해 향후 북미간 양자대화에서 중국이 결코 소외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남은 숙제는 북한을 어느 시점에 실제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하느냐이다.류장융(劉江永)중국 칭화(淸華)대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북미 양자대화가 이르면 내달 초라도 열릴 수 있는 모든 분위기가 갖춰졌다"며 "6자회담의 형식 자체가 유지될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다자대화 형태의 회담이 이뤄질 날도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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