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가 18일 모처럼 만났다. 정 대표 취임 후 두 사람이 잠시 조우한 적은 있지만 공식 회동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이날 회동은 여권 내 유력 대선주자간 만남이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서울 장충초등학교 동기동창인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 위해 회동 장소를 국회 의정관 커피 전문점으로 택했다.
정 대표는 박 전 대표의 유럽 특사 활동을 거론하며 분위기를 풀어나갔다. 박 전 대표도 전날 정 대표의 광주 방문을 화제로 꺼내며 "많이 바쁘시겠다"고 안부를 묻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기 이어졌다.
이들은 곧바로 비공개 회동을 갖고 국정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정 대표는 약 50분간 진행된 자리에서 박 전 대표에게 당 운영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정 대표는 "10월 재보선 지역이 4,5곳 정도 될 것 같은데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다"며 "박 전 대표도 재보선에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말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재보선 운동은 당 지도부 중심으로 하는 것"이라며 지원유세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또 정 대표가 "개헌에 대해 국민이 폭넓게 의견을 개진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이 아니겠느냐"고 제안하자 박 전 대표는 "국민적인 공감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박 전 대표가) 대표를 잘했다"며 "지금 (내가) 당을 잘 운영하려고 하니 좋은 말씀을 많이 해달라"고 거듭 협조를 구했다. 정 대표는 구체적으로 "당 최고ㆍ중진연석회의에 오셔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당을 잘 이끌어달라"는 덕담을 건넸다. 이날 회동에선 청년 실업과 남북 문제 등도 화제로 올랐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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