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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책들의 유령' 소년, 19가지 고전 속으로 모험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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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책들의 유령' 소년, 19가지 고전 속으로 모험 떠나다

입력
2009.09.21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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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보르트베르크 등 지음ㆍ이광일 옮김/느림보 발행ㆍ264쪽ㆍ9,800원

셰익스피어는 왜 로미오와 줄리엣을 주인공으로 정했을까. 비중이 적은 머큐시오나 티볼트는 억울하지도 않을까. 만약 책 속의 인물들이 진짜 생명을 얻는다면, 작가를 마음대로 휘두르면서 이야기를 바꿔놓진 않을까.

<책들의 유령> 은 문학작품 속에서 살아난 인물들의 음모에 휘말린, 사춘기 소년 벤의 모험담이다. 소설가 이모와 사는 벤은 어느 날 이모가 서재에서 사라진 뒤 <로미오와 줄리엣> 책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한데 좀 이상하다. 로미오가 줄리엣의 품에서 죽는 원작과 달리 생뚱맞은 검은 그림자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는 것이다.

이 때부터 벤은 줄리엣, 머큐시오와 함께 소설 <백경> <돈키호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보바리 부인> 등 19가지 작품의 배경 속으로 이동하며, 각각의 인물들이 살해되는 현장을 목격한다. 결국 이 모든 소행은 이모의 작품 속 인물이 작가 위에 군림하고자 꾸민 것임이 밝혀지고, 벤은 보이지 않는 현실까지 다루는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다.

많은 작품을 다뤄 속도감 있게 장면을 전환하면서도 작품마다 꼼꼼히 흐름을 짚어나감으로써 원작을 읽고 싶게 만든다. 공부를 핑계로 문학을 접하지 않는 청소년들에게 고전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켜 주는 책이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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