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올해 안에 전세계적으로 10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새로운 빈곤층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유엔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에게 전세계 빈곤층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 총장은 17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열린 월례 기자회견에서 "경제위기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빈곤층들에게는 아직 회복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번 경제위기는 식량위기와 신종플루 등 전염병 위기가 겹쳐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반 총장은 특히 "이번 경제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은 기존 빈곤층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안정된 삶을 누리던 근로서민(working poor)층"이라며 이들이 새로운 빈곤층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앞서 반 총장은 23일 개막되는 유엔총회 본회의를 앞두고 192개 회원국 대사들에게 보낸 비공식 서한에서 "빈곤층과 취약계층은 위기 대응에 있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유엔총회 본회의와 24, 25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각국 정상들에게도 취약계층에 대한 원조와 경제난을 겪고 있는 국가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G20정상들에게도 서한을 보내 "빈곤국에 대한 원조금 500억달러를 포함한 1조1,000억달러를 집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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