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반도체 산업을 이끌 차세대 전자소자인 스핀트랜지스터의 원천 기술이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나노과학연구본부 스핀트로닉스연구단 장준연 구현철 책임연구원팀이 지난 20년 간 과학계와 산업계에 이론으로만 제시돼 왔던 스핀트랜지스터 기술을 실제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18일자에 실렸으며, 연구단은 미국 일본 유럽 등에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전자의 전하(정전기의 양)를 조절해 작동시키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 전자소자는 현재 손바닥만한 칩에 소자 1억개가 들어갈 정도로 집적도가 향상됐다.
전문가들은 2012년이면 더 이상 집적도를 올릴 수 없는 물리적 한계가 올 것으로 보는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스핀트랜지스터다. 전자의 전하뿐 아니라 자전운동(스핀)의 방향도 함께 조절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자소자다.
장 책임연구원은 "스핀의 방향에 따라 전기저항을 변화시켜 트랜지스터를 실제로 작동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서 처음 증명했다"며 "스핀트랜지스터가 상용화하면 기존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한 고집적, 초고속, 저전력의 새로운 전자소자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기술이 발전하면 컴퓨터를 부팅 과정 없이 바로 실행하고 메모리와 중앙처리장치(CPU)를 한 칩에 담는 등 정보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장 책임연구원은 "실리콘 반도체 이후의 차세대 반도체 산업에서도 한국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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