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문화학교는 기예만 가르치는 곳이라고 오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문화재 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설립 목적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석ㆍ박사 과정이 없어 고민입니다."
문화재청 산하 4년제 국립대학인 한국전통문화학교의 배기동(57) 신임 총장은 취임 이튿날인 1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고민부터 털어놨다.
한국전통문화학교는 고등교육법상 '각종학교'로 분류돼 대학 명칭을 사용할 수 없고 대학원도 설립할 수 없다. 2007년 대학교 명칭 사용과 석·박사 과정 설치를 골자로 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설치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가 부결됐다.
2000년 개교한 한국전통문화학교는 충남 부여에 있으며 문화재관리학과, 전통조경학과, 전통건축학과, 전통미술공예학과, 문화유적학과, 보존과학과의 6개 학과가 있다.
배 총장은 "한국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을 9건이나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세계유산 전문가는 한 명도 없다"면서 "기록유산 등 신규 분야가 계속 생겨나는 만큼 문화유산 전문가를 집중적으로 키워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고학 유적 박물관을 만든다면 고고학과 박물관학을 두루 알아야 하는데 기존 대학의 학제로는 이런 '짬뽕 전문가'를 양성하기 어려워요. 여러 분야에 능통한 소수 정예의 전문가를 배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배 총장은 손꼽히는 구석기 전공 고고학자로, 경기 연천 전곡리 유적 발굴의 주역이기도 한다. 그는 "주어진 임무가 우선인 만큼 개인적 연구보다는 문화재 전문가 양성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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