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18일로 한 달째를 맞는다. 10년 동안 DJ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최경환 공보비서관을 15일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만났다.
최 비서관의 근황이 궁금했다. 현행법상 전직대통령 비서관은 서거 이후에는 공무원에서 '야인' 신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최 비서관은 "3명의 비서관들은 1일 사직 처리됐다"며 "다음달부터 연세대 객원교수로서 DJ 관련 사료 정리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김선흥 국제의전비서관은 외교통상부로 복귀할 예정이고 윤철구 총무비서관은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다.
최 비서관은 그간 김대중도서관 방문객 맞이와 DJ 자서전 출판 준비로 바빴다. 국상 이후 13일까지는 도서관 1층 전시실 외에 5층 김 전 대통령 집무실을 특별 공개돼 관람객 3,000여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최 비서관은 "서거 후 일상의 변화가 낯설다"며 "관람객 안내 차 집무실에 가면 예전 기억들이 떠오르곤 한다"고 했다. 최근엔 가족과 상암동 주변을 산책하다 주변 극장에서 김 전 대통령과 영화 '화려한 휴가' 등을 관람한 기억에 뭉클해졌다고 한다.
그는 "1년 8개월간 금연하다 서거 당일부터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금연주의자인 김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종종 "향수 쓰지 마세요"라고 충고한 사연을 소개했다. 담배 냄새를 숨기려고 최 비서관이 향수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누구에게나 존대했고, 유머를 아는 분"이라며 "정치적 업적 외에 인간에 대한 태도를 배운 게 가장 큰 가르침이었다"고 말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한 김경수 비서관도 6월 30일 공무원 신분을 벗었다. 그는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 전 대통령 묘역과 생가 관리 등을 위한 사단법인 '아름다운 봉하'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또 추모ㆍ기념사업을 총괄하는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에서 활동 중이다. 노무현 재단은 23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발기인대회를 갖고 공식활동에 들어간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