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달동네에 희망의 무지개가 뜨고 있다. 대전시가 2006년부터 추진해온 '무지개 프로젝트'덕분이다. 무지개 프로젝트는 철거후 다시 짓는 뉴타운식 개발이 아니라 주거환경과 교육여건, 자활능력 등을 포괄적으로 개선해주는 신개념의 도시재생 사업이다.
시는 2006년 9월부터 지금까지 3단계에 걸쳐 영구임대아파트 6개 단지와 달동네 3곳을 선정, 무지개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결과 서서히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 지역들은 기초생활수급자와 독거노인, 새터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전체 주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빈곤 동네들이다.
시가 이러한 동네에 배정한 예산은 무려 987억원. 시는 슬럼가로 자리잡았던 집들을 리모델링하고 도서관을 지어주는 주거환경개선 사업에서 출발해 공동체 구성원들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도 했다.
실험적인 프로젝트가 하나 둘씩 결실을 맺으면서 새로운 도시재생의 모델로써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역 원주민들이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세입자들에 대한 보상문제를 둘러싸고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9평짜리 영구임대아파트인 대전 동구 법동 한마음아파트 주민 이상만(73)씨는 "처음에는 창문이나 고치고 쓰레기나 치우고 말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차츰 주변환경이 변하고 주민들의 표정까지 바뀌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관리소장인 주봉식(64)씨는 "아파트가 리모델링 되고 단지 내 공원도 생겨 살기 좋아졌다는 소문이 나면서 입주대기자가 500명 넘게 줄 서 있다"고 귀띔했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뉴타운 개발을 할 경우 원주민 재정착률이 20%에도 못 미친다"면서 "원주민을 내쫓고 땅 주인과 업자만 배 불리는 재개발과는 달리 가난한 서민들이 그 자리에서 더 살 수 있도록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소문이 퍼지면서 '무지개 프로젝트'를 벤치마킹 하려는 국내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국제지역벤치마킹대회(IBRC)'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세계사회복지대회(ICSW)'에서 우수사례로 뽑히기도 했다.
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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