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는 17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종시 건설 방안에 대해 "9부2처2청을 옮기는 원안은 물론 정부 부처 규모를 줄여 이전하는 수정안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앙부처의 지방 이전은 국가경영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김 지사는 "땅을 거의 무상으로 제공하고 각종 인프라를 구축해 준다면 입지 여건이 좋은 세종시에 기업들이 왜 오지 않겠느냐"며 기업도시를 대안으로 꼽았다.
-경기지사가 세종시 원안 반대를 위해 선봉을 서고 있는 이유는.
"경기도에 과천시가 있다. 과천에 있는 대부분의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한다. 경기도가 바로 (피해의) 당사자다."
-지역이기주의로 비칠 수도 있는데.
"과천에 있는 정부 부처의 장관들 대부분이 서울에 1,2개의 사무실을 갖고 있다. 과천에 있는 정부 부처도 대통령과 가까운 서울의 중앙청사로 원대복귀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이전하는 정부 부처 규모를 줄이는 수정안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정부 부처는 국가경영을 위해 서울의 한 곳으로 통합해야 한다."
-과도한 서울 집중으로 불균형 발전이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부처를 한 곳으로 모으되 권한과 책임은 철저히 지방으로 이양하면 된다. 충남에 공항 하나 만들려면 국토해양부를 수백 번 찾아와야 하는 게 지금의 상황이다. 불균형 발전은 권한의 과도한 집중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종시 계획에는 충청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도 들어있는데.
"과천 정부청사 앞에 있는 한 호텔은 장사가 안돼 이름을 여러 번 바꾸더니 결국 용도변경을 신청했다. 과천시 경제발전에 정부청사가 도움된 게 없다. 더욱이 세종시로 이전하려는 부처 규모는 지금의 과천보다 작다. "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한 대안은
"기업도시, 과학연구단지, 대학도시 등이 있을 수 있다. 기업도시가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다. 세종시의 입지조건은 울산 포항 거제 광양 등보다 훨씬 좋다. 천안 탕정의 경우 삼성전자가 내려와 과천보다 더 크고 있다. ."
-세종시 계획을 바꿀 경우 충청지역 민심을 설득할 수 있는가.
"다양한 선택지를 주고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땅은 물론이고 그곳에 투입할 비용에 대한 권한을 충청지사에게 모두 이양해 (지역발전 방안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는데.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지역 주민 스스로 결정하게 함으로써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년 경기지사선거에 재출마할 것인가 아니면 대권 경쟁에 나서는가.
"지금 자리에서 많은 경험을 했고 보람을 느낀다. 전임 지사처럼 대권을 위해 탈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국민과 시대의 부름이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고 천천히 판단하겠다."
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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