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직원들간의 폭행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등에 따르면 세종기지에서 주방장으로 일하던 A(38)씨가 지난 7월 21일 밤 기지 생활관 1층 식당에서 총무인 박모(46)씨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다. 이에 극지연구소는 A씨로부터 폭행 사실을 전달 받고 진상조사를 벌여 이달 초 1년 계약직인 박씨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기지 책임자에게도 주의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지난 12일 귀국한 A씨는 일부 언론을 통해 "세종기지 및 관할 극지연구소 측이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삭제하는 등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 한다"며 동영상과 녹취록을 공개했다.
A씨가 공개한 동영상 화면에는 박씨가 A씨를 밀어 쓰러트린 뒤 의자와 식당 집기를 집어던지며 주먹과 발로 걷어차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또한 기지 진모(47) 대장과 대화했던 녹취록에는 진 대장이 A씨에게 이 사건을 누설하지 않을 것을 종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A씨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및 경찰 수사의뢰 등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극지연구소측은 폭행 장면을 담은 화면이 삭제된 부분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이겠다고 전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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