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27ㆍ클리블랜드)의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다. 추신수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네소타전에서 한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홈런(16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젠 한국인 타자 첫 규정타석 3할, 동양인 최초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까지 바라볼 만하다.
추신수의 맹타에 대해 에릭 웨지 클리블랜드 감독은 "엄청난 방망이 스피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추신수는 지난 3월22일 베네수엘라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전에서도 카를로스 실바(시애틀)의 시속 149㎞짜리 직구를 받아 쳐 2점 홈런을 뿜었다.
추신수는 왼 팔꿈치 통증 때문에 정상적인 스윙을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추신수의 체격(180㎝ 90㎏)은 작은 편에 속한다. 추신수가 남들보다 헤드가 가는 방망이를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타자들은 원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체로 손잡이는 가늘고 헤드는 두꺼운 방망이를 쓴다. 헤드의 최대 지름은 7.3㎝에 이른다.
하지만 추신수의 방망이 헤드는 6.2㎝에 불과하다. 추신수에게 방망이를 공급하고 있는 '하드 스포츠'의 홍승희 이사는 "추신수가 '방망이 스피드를 높이려면 헤드가 가늘어야 한다'며 지름 6.2㎝짜리를 주문한다"고 말했다.
지름이 가늘기 때문에 공이 맞는 면적은 줄어들지만 스피드는 높일 수 있다는 게 홍 이사의 설명이다. 추신수는 WBC 동안엔 팔꿈치 때문에 길이를 33.5인치(85.09㎝)로 줄였지만 이후로는 34인치 짜리를 즐긴다.
국내 선수 가운데 추신수와 똑같은 사이즈의 방망이를 사용하는 타자는 두산 김현수다. 김현수 역시 길이 34인치(86.36㎝), 무게 880~890g, 헤드 두께 6.2㎝짜리를 쓴다.
방망이에 대한 규정은 있다. 한국, 미국 등에서는 '방망이는 겉면이 고른 둥근 나무로 만들어야 하며, 헤드의 지름은 7.3㎝(3.75인치), 길이는 106.8㎝(42인치) 이하로 동일한 목재로만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무게 제한은 없고, 길이, 헤드 두께 등도 자유로운 편이지만 재질에 대한 규정은 매우 엄격하다. 1970년대 일본 선수들이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대나무를 잘라 붙여 만든 압축배트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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