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 10건 가운데 7건은 직접적인 위협이나 폭력보다는 함께 놀아주고 선물을 주거나 칭찬 등을 미끼로 접근해 성폭력을 가한 사례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보건복지가족부가 2000~2007년까지 발생한 아동ㆍ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사건 4,737건 가운데 400건의 수사ㆍ재판 기록을 분석한 결과, 70.5%가 놀이나 칭찬으로 유인한 뒤 성폭력을 저지르는 소위 '애착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형태의 성폭력 피해자들은 평균연령이 12세로, 아동의 연령이 낮을수록 많이 나타났다. 16세 이상이 18.6%인 반면, 11~15세가 51.4%에 달했고 6~10세도 25.7% 차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런 유형의 성폭력 범죄자들은 피해 아동들의 두려움을 없앤 뒤 성적인 접촉 행위를 한다"며 "이런 형태 범죄자의 평균연령은 40.9세이며, 91.8%가 공범 없이 단독 범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범행 장소는 일반인들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집(가해자 집 포함ㆍ44.8%)이 가장 많고, 공원ㆍ길(18.7%)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부는 이 같은 형태의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는 사람이라 해도 신체적 접촉을 한다면 '강력하게 싫다'고 말하는 것이 무례한 행동이 아님을 가르쳐야 하며 ▲부모 허락 없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이나 선물을 절대 받지 않도록 하고 ▲최신형 게임기를 보여주며 따라 오도록 하는 데 현혹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애착형 이외 위협이나 폭력 등으로 강제적으로 성적인 접촉을 하는 '폭력형'의 성폭력 형태는 전체 조사대상 성범죄 가운데 1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피해자의 평균연령은 14.1세로 애착형보다는 높았다.
범행장소는 역시 피해자나 가해자의 집(50.0%)가 가장 많았고, 이어 유흥ㆍ숙박업소(15.2%)였다. 복지부는 위기에 처한 경우 소리를 지르거나 호루라기를 부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도록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택배 배달원으로 위장하거나, 길을 묻는 등 도움을 요청하는 척하며 접근해 성폭력을 행사하는 '도구형'도 10.5%에 달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런 유형은 처음에는 도움을 요청하다, 금세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한다"며 "혼자 있을 때 낯선 사람이 집을 방문한다면 재방문을 요구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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