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스레 펼쳐진 갯벌과 갈대밭, 철 따라 날아드는 새떼들의 군무(群舞)…. 눈 머무는 곳마다 한 폭의 산수화가 떠오르는 순천만은 국내에서 연안습지로는 유일하게 람사르 보호습지로 등록돼 있다.
지난해 경남 창원에서 열린 람사르 총회를 계기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던 순천만이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아름다운 생태를 세계에 알린다.
순천시는 16일 새벽(한국시각)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개최된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정기총회에서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지로 확정됐다.
192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산업장식미술박람회에 뿌리를 둔 정원박람회는 인공적인 뜰을 장식하는 원예뿐 아니라 자연생태를 아우르는 도시생태공원으로 영역을 넓히며 '미래형 박람회'로 주목 받고 있다. AIPH 공인 박람회는 1960년 네덜란드 로테르담 박람회를 시작으로 1~2년 주기로 열려왔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오사카(1990년), 중국 쿤밍(1999년), 태국 치앙마이(2006년)에서 열렸고, 대만에서 2010년 행사가 열린다.
순천시가 채택한 박람회 주제는 '지구와 생태, 그 하나의 정원'. 2013년 4월20일부터 6개월간 세 계절에 걸쳐 열리는 박람회를 통해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생태와 그에 기반해 도시 전체를 생태공원으로 가꿔가는 모습을 뽐내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시 관계자는 "상습 침수지역인 순천만이 인간의 노력으로 자연의 도전을 극복하고 생태적 공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모범적인 도시재생 모델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이를 위해 도심과 순천만 상류 사이 오천동 등 152만7,000㎡ 부지에 1,581억원을 들여 국내외 정원 30곳과 국제습지센터, 수목원, 저류지, 테마공원 등 다양한 전시ㆍ체험 시설을 자연친화형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미 부지의 3분의 1가량을 매입했다. 또 박람회에 쓰일 3만3,000그루의 나무 가운데 이미 2만1,000그루를 확보했으며, 800만본의 꽃도 지역 화훼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순천시는 박람회가 가져다 줄 경제적 파급 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세계 5대 연안습지로 평가 받는 순천만을 중심으로 도시를 새롭게 꾸며 관광을 활성화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도 살려보겠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정원박람회 개최가 1조3,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6,790억원의 부가가치 효과, 1만1,000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또 박람회 기간 관광객 468만명(외국인 22만명)이 찾아 입장료 수입만 46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규모 도심 정원 조성과 갯벌 보전이라는 간접 효과도 엄청나다. 보통 면적 1㎢의 수림이 연평균 6.36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알려진 것을 감안하면, 박람회장(152만7,000㎡) 조성만으로도 971톤의 이산화탄소 흡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갯벌은 1㎢ 당 평균가치(수산물 생산, 보존가치, 서식지 제공, 정화기능, 재해예방, 여가가치 등)가 연간 39억원에 달해 순천만 갯벌(28㎢)의 경우 연 1,092억원 규모의 가치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순천시는 나아가 순천만을 대한민국의 대표적 생태환경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특히 국제적 수준의 녹색성장과 인간 정주환경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정원박람회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는 저탄소 녹생성장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를 계기로 순천을 세계적인 생태환경도시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순천=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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