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기후변화, 빈곤, 핵 문제 등 세계 주요 이슈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폭 넓은 교류를 통해 이탈리아와 보다 돈독한 관계를 정립할 것입니다."
프랑코 프라티니(Franco Frattini) 이탈리아 외무부 장관은 1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본보 인터뷰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뤄온 한국이 세계 주요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13일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과 함께 방한한 프라티니 장관은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해서는 기업간 교류뿐만 아니라 문화, 투자, 여행 등에서 보다 폭넓은 교류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탈리아에는 한국산 자동차와 전자제품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이것으로는 충분치 않고 양국간 협력 범위를 더 넓히고 투자 교류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한국인들이 이탈리아를 방문하고 있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며 "B2B도 중요하지만 사람 간 교류인 P2P 또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그는 관광객 수를 늘리기 위해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 논의했다고 밝히며 "한국ㆍ이탈리아 간 민간항공기 증편 협약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프라티니 장관은 주요 현안인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조만간 타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탈리아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FTA가 한국에 유리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한국 시장도 열려 남미 와인에 고전하고 있는 이탈리아 산 와인 등 여러 유럽 제품의 판로가 넓어지는 만큼 상호 이익이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서방 선진국 정상 모임인 G8의 의장국인 이탈리아는 '강국들 만의 탁상공론'이라는 비난에서 탈피하기 위해 G8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프라티니 장관은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 식량난, 가난, 핵 문제 등은 모두 연계된 문제로 G8으로만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브라질, 중국, 이집트, 인도, 멕시코, 남아공 등이 포함 G14으로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가 모임인 G20와의 협력도 시도하고 있다는 것.
그는 "아프리카를 제외하고 아프리카 식량난을 이야기 할 수 없듯이 세계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G20로도 부족할지 모른다"며 "강국들만의 경직된 모델(G8)에서 탈피, 많은 나라들이 참여하는 유연한 모델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티니 장관은 이어"이렇게 얻은 경험을 통해 내년 G20 의장국인 한국이 회의를 준비하는데 최대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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