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발의 우승축포가 3분 동안 불꽃을 뿜어내며 포항 스틸야드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2만여 홈팬들은 모두 기립해 붉은 깃발을 흔들며 우승을 만끽했다.
포항 스틸러스는 1990년 준공된 축구전용구장인 스틸야드를 홈 구장으로 사용해왔다. 1992년과 2007년 리그 우승을 비롯해 포항은 그 동안 다수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모두 원정에서 정상의 기쁨을 맛봤다.
이로 인해 포항은 19년 만에 홈 구장에서 첫 우승축배를 들기 위해 '성대한 잔칫상'을 차렸다. 처음으로 '스틸러스(Steelers)'라는 카드섹션을 준비했고, 우승기원 티셔츠 1만벌을 선착순으로 팬들에게 증정하며 우승분위기를 띄웠다. 마침내 포항은 화끈한 골퍼레이드로 완벽한 '우승잔치'를 벌였다.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항이 1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부산과의 피스컵코리아 결승 2차전에서 5-1로 승리하며 합계 스코어 6-2(1,2차전)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2005년 포항의 지휘봉을 잡은 파리아스 감독은 이로써 외국인 사령탑으로선 처음으로 리그, FA컵, 컵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쾌거를 이뤘다. 고인이 된 차경복 전 성남 감독이 K리그 사령탑 중 유일하게 3대 대회 우승을 기록한 적이 있다.
컵대회 정상 등극으로 포항은 시즌 3관왕(아시아챔피언스리그, 리그, 컵대회) 야망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득점왕은 4골을 기록한 포항의 유창현에게 돌아갔다.
지난 13일 제주와 리그 경기에서 한 경기 최다골인 8골을 넣은 포항은 그 여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데닐손과 노병준을 최전방 투톱으로 내세운 포항은 전반 6분 만에 황진성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노병준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날린 슛을 문전에 있던 황진성이 헤딩으로 상대 골네트를 갈랐다. 이른 시간에 득점포를 올린 포항은 매서운 기세로 부산을 압박했다.
빠른 템포로 공격을 전개한 포항은 14분과 32분 각각 데닐손과 김기동이 연속골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세리머니의 왕' 데닐손은 얼마 전 출산한 셋째 아들을 위해 '아기 어르기 세리머니'를 선보여 스틸야드를 뜨겁게 달궜다.
후반 들어 부산은 이승현 대신 김유진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서 1분 만에 양동현이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추격은 거기서 끝났다.
반면 5승7무로 올 시즌 홈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던 포항은 황진성이 11분 아크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그대로 골대로 빨려 들어가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포항=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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