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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소은행 와르르… 월가 공룡만 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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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소은행 와르르… 월가 공룡만 득세

입력
2009.09.1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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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가 잦아들었지만 실물경제 침체 장기화가 부실채권 증가로 이어지면서 미국 중소은행들의 파산은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소은행들의 파산을 막았지만 올해 들어서 적극적 정리로 방침은 전환한 것도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은행 부실증가로 자칫 금융 최후 보루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마저 부실에 처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닫는 중소은행들은 대부분 대형은행에 흡수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 금융권에서는 이번 금융위기의 주요원인으로 꼽혔던'대마불사(大馬不死)'신화를 오히려 견고화시키고 도덕적 해이를 증가시켜 위험한 투자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FDIC가 올해 파산시킨 은행은 92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주에만 코러스 뱅크와 벤처 뱅크, 브릭웰 뱅크 등 3개 은행이 파산했다. 금융위기가 최고조였던 지난해 미국의 전체 파산은행이 25개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수치다.

1990~1992년 주택대부조합(S&L) 부실사태 때 미국에서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해마다 179~381개의 은행들이 문을 닫았던 적이 있다. 아직 당시에는 못 미치지만, 전체 금융업계의 부실규모를 감안하면 문닫는 은행의 숫자는 당시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금융위기가 모기지 부실 때문이었다면, 이제는 부실종류가 기업채권 등 전방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위험신호다.

지금까지 은행 파산은 모기지 채권 부실이 가장 큰 요인이었으며, 최근 건설대출 부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향후 상업부동산 채권과 기업대출까지 부실이 확산돼, 은행부실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BB&T코퍼레이션이 파산한 은행을 인수하면서 자산규모가 미국 내 10위로 뛰어오르는 등 은행권 재편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특히 부실은행 정리가 불가피한 조치이긴 하지만 작은 은행들만 정리의 대상이 되고 대형은행들은 부실해도 정부지원을 받아 살아남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팽배해지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금융위기 이후 '대마불사'신화는 더욱 견고해졌다고 보도했고, AP통신은 도덕적 해이에 빠진 대형 은행들이 과도한 위험투자를 재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 새로운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미 정부는 Fed가 대형은행들의 과도한 위험투자를 감시하고 금융상품의 품질과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고 분석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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