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6자회담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관련국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북미 양자대화가 조만간 성사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손발을 맞추려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등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북한과 양자 대화를 추진하는 미국이 가장 기민하다. 미국은 이달 말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을 한ㆍ중ㆍ일을 포함한 동아시아로 파견한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순방에 만만치 않은 무게가 실릴 것이다.
그는 순방기간 북미 양자대화, 6자회담 재개 방안, 북한의 급변사태 대비방안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는 한국측과 주파수를 맞추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현재 물밑에서 북미대화를 한창 조율 중이다.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 16일 "북미 대화가 빠르면 10월 말 또는 11월 초 이뤄질 것"이라며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위해 뉴욕의 북미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보낸 초청장을 수락하는 형식으로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평양에서 북핵 문제를 실무적으로 책임지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자극받은 중국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16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특사로 방북해 강석주 외무성제1부상과 회담을 가졌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15일 방중했다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도 있었다. 북중 고위인사들의 교차 방문은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으로 촉발된 북중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중국 정부가 향후 재개될 6자회담에 대비, 대북 영향력을 키우고 있음을 반증한다.
한국 정부도 나름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유엔 총회 및 G20 금융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방문길에 올라 오바마 미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등과 북핵 문제를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중일 3국 정상들이 내달 10일을 전후로 베이징(北京)에서 회동하면서 북한 문제는 재차 전면으로 부상할 것이다.
유인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