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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 밴드 첫 정규앨범 '버스'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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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 밴드 첫 정규앨범 '버스' 발표

입력
2009.09.1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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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음악은 따뜻했다. 듣고 있자니 어느새 흥얼거리기도 했다. "대중들도 그렇게 편히 들으면 좋겠다"는 이들. 최근 첫 정규 앨범 '버스(Bus)'를 발표한 김창완 밴드를 16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만났다.

11곡이 담긴 이번 앨범은 따뜻한 사운드의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도 강한 록음악이 잘 버무려져 있다.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를 '대중 소통 수단'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음향도 자연스럽고 현장감도 많이 강조했죠. 차분한 행복을 함께 나눈다는 뜻을 담았습니다."(김창완)

첫 곡 '내가 갖고 싶은 건'과 마지막 곡 '결혼하자'는 동화 같은 분위기의 기타와 피아노의 하모니가 조화를 이룬 곡이다. 그러나 한번쯤은 더 생각해 볼 노래다. "'내가 갖고 싶은 건'의 경우에 그냥 듣자면 좋은 삶을 추구하는 것 같지만 정작 노래 부를 때 태도는 상당히 반어적일 수 있고요. '결혼하자'도 결혼 예찬인 것 같지만 사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굉장히 두려워해요. 결혼해서 어떻게 살지에 대한 막막함, 그래서 이 노래는 사실 눈물을 흘리며 불렀어요."(김창완)

반어법은 타이틀곡 '굿모닝'에서도 느껴졌다. '지하철에 버려진 아침 신문을 주워 구직광고를 다 읽네. 어디 갈 곳도 없이 정해진 일도 없이 차가운 도시를 걷네…' 도시인의 우울한 삶을 노래하지만 정작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갖자'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했다.

첫눈에 반한 여자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심정을 격렬한 사운드에 녹인 '29-1'. 그냥 무턱대고 버스 번호를 제목으로 붙였단다. "부산에는 지금도 29-1번 버스가 다니고 7, 8년을 타고 다닌 적이 있다"고 하자 "전혀 몰랐다. 노선 설명 좀 잘 해달라"(웃음)며 멤버 모두 놀라기도 했다. '삐에로와 광대' '그땐 좋았지' 2곡도 김창완 밴드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크라잉넛, 장기하와 얼굴들과 함께 최근 성황리에 마친 지방공연에 대한 느낌은 어땠을까. "다른 색깔을 가진 밴드들이 한 무대에 섰다는 데 의미가 있었죠. 홍대를 기반으로 하는 밴드가 전국 공연을 한 건 제 기억으로 없는 것 같아요."(키보드 이상훈)

"1주일 만에 뚝딱" 만들었다는 이번 앨범. 하세가와 요헤이(기타)는 "길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거기에는 멤버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 지난해 11월 발표한 미니 음반 '더 해피스트(The Happiest)'에서 사운드 디렉팅을 맡았던 나카무라 소이치로가 레코딩부터 후반작업까지 한 멤버처럼 참여해준 게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대중에게 기억되고 싶은 그들의 음악은 어떤 모습일까. "편안히 들을 수 있는"(베이스 최원식), "다음 앨범이 기다려지는"(이상훈), "CD 마지막 곡부터가 더 좋은"(드럼 이민우), "옆집에 들리도록 크게"(김창완) 듣는 음악이다.

10월 28일~11월 1일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 '테이크 어 버스'를 여는 김창완 밴드가 대중과 '소통'하는 진정한 버스를 탈 수 있을지 기대된다. 문의(02)2230-6601, 1544-1555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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