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주(36)의 대타 홈런에 힘입어 히어로즈를 물리친 선두 KIA가 2위 SK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려 한국시리즈 직행에 한 발 다가섰다. 고춧가루 부대 LG와 연장 12회 접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한 SK는 KIA와의 승차가 벌어졌지만 연승 행진이 끊기진 않았다.
KIA 이재주는 선발 출전할 때보다 대타로 나갈 때 집중력이 좋은 타자. 올해 선발로 나설 때 성적은 2할3리에 2홈런 12타점이었지만 대타 성적은 2할6푼7리에 2홈런 9타점이었다. 이재주는 16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대타 3점 홈런을 때려 9-2 승리를 이끌었다.
KIA가 2-1로 앞선 3회초 1사 1ㆍ2루. 최경환 대신 타석에 들어선 이재주는 볼카운트 2-2에서 상대 선발 황두성의 시속 141㎞짜리 직구를 당겨 비거리 120m짜리 좌중월 3점 홈런을 뿜었다. 이 홈런으로 이재주는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대타 홈런 20개를 기록했다.
92년 현대 전신 태평양에서 데뷔한 이재주는 올해로 18년차의 베테랑이다. 이재주는 18년 동안 주전으로 풀 타임을 뛴 적은 별로 없지만 대타로는 특급 활약을 펼쳤다. 통산 대타홈런 2위는 9개를 때린 LG 최동수 등 3명이 있다. 당분간 이재주의 대타홈런 20개도 깨지지 어려운 기록 중 하나다.
2007년 12월 김나연(32)씨와 결혼한 이재주는 곧 첫 아이를 얻는다. 이재주 부부는 오는 12월1일을 '출산 예정일'로 받았다. 사람 만나기를 워낙 좋아하는 이재주지만 요즘엔 최대한 자제한다. 집에 돌아오면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말 그대로 '바른 생활 사나이'로 산다.
경기 후 이재주는 "특별히 노리지는 않았지만 가볍게 친다는 기분으로 방망이를 돌렸는데 홈런이 됐다"며 "아내가 곧 아이를 낳게 되는데 아내나 아이나 건강했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며 활짝 웃었다.
SK는 잠실에서 안타까운 한숨을 내뱉어야만 했다. 1-1 동점이던 연장 12회초 포수 정상호의 홈런으로 14연승 일보 직전까지 갔지만 12회말 투수 글로버의 폭투로 2-2 동점을 허용했다. 승률 계산에서 무승부는 패배나 다름없지만 연승 계산에서 무승부는 계산하지 않기에 다행히 연승 행진은 이어갔다.
삼성은 대구에서 한화를 6-1로 꺾고 4연패에서 탈출하면서 롯데와 공동 4위가 됐다. 삼성 최형우와 강봉규는 각각 시즌 20호와 21호 홈런을 날렸고, 선발 윤성환은 시즌 14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로 나섰다.
최경호기자
성환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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